어느 날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이대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살다가 죽을까 봐 두렵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명성을 떨친다.
누군가는 팀, 회사에서 인정받아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수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를 낳아 그 아이의 세상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사업적으로 성공을 하거나 위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지긴 어렵지만
부모가 된다는 건 내가 누군가에게 생명을 주고, 좋든 싫든 그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세상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된다는 건 그래서 또 무섭기도 하다.
혼자인 지금은 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어도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거나 하지 않지만 아이를 낳고 내가 죽으면, 그 아이는 인생을 송두리째 뺏기는 느낌이 들게 아닌가.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인생을 아등바등 살아내야 할 이유가 생길까 봐 두렵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죽음의 순간에서 너무 살고 싶어질 것 같다.
나는 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을까?
좌충우돌 부딪히고 방황하는 게 자랑이 될 수 있는 막연히 살아왔던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면 무언가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나 보다.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사업을 하거나, 큰돈을 벌 기회를 잡고 있는 것도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 직장 내에서도 엄청난 두각을 드러내어 팀장이 되거나,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고
자녀를 생각하기에 당장 결혼을 할 사람도, 만나고 있는 사람도 없으니
나는 누군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죽을 수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나 보다.
결국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력 속에서 좋든 싫든 살아있음을 체감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