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같아서는 나랑 일하는 모든 사람들한테 사과하고 싶었다.
간단해보이지만 나에게는 너무 복잡했던
내가 맡게 된 첫 프로젝트는 모바일 MY 페이지를 개편하는 업무였다. 디자인, 마크업,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한 싸이클조차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나에게는 모든게 새로웠고 너무나 어려웠다.
주표 개편 포인트는 1. 주문건마다 주문 대표 사진을 삽입하여 직관적인 주문/배송조회를 구성하는 것 2.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배송유형을 추가하는 것 3. 머니 충전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 등등이 있었는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주문쪽 데이터를 받아서 MY 페이지에서 어떻게 노출할지 정책을 정하고, 의도한 대로 노출되는지 QA를 하는 것이었다. 3~4달전 신입교육 커리큘럼으로 복잡한 주문유형을 교육받았는데, 그 내용을 모두 인지하고 MY 에 어떻게 노출될지 정책을 잡고 QA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저랑 같이 일하게되서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하고 싶었다.
디자이너, 마크업, 개발자랑 일하는게 처음이었고,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모든게 처음이라 조심스러웠다.
디자이너에게는 "내가 이런 수정사항을 요구해도 되나?, 혹시 기분나빠하진 않을까?", "이걸 수정해달라고 얘기하는게, 월권처럼 느껴지진 않을까?"라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수정요청을 해두고, 디자이너의 답이 올때까지 마음 조리며 기다리기를 거듭했다.
디자인 컨펌이 늦춰지자, 마크업 일정도 늦춰졌고 처음에 의도한 타임라인을 맞추지 못해 다른 마크업 개발자가 배정되었다. On Time Delivery가 pm의 중요한 덕목중 하나라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처음 짜놓은 일정에서 어긋나면, 결국에 조직의 차원에서는 잉여인력이 생기고, 자원 배분의 비효율이 생긴다는 것을 실감했다. 단순히 해내는것이 아니라, 목표한 시간안에 해내는것이 중요했다.
계속해서 디자인 수정 사항이 생기는 것, 도미노 효과처럼 원래 의도했던 일정에서 벗어나는 것, 개발일정이 타이트해지는 것 이 모든게 나의 잘못으로 여겨졌고 나와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랑 일하게되서 죄송하다"라고 사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