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01월 셋째주
출근을 하지 않은 주말아침엔,
일어나서 양치만 하고 대충 옷을 걸치고 걸어서 빵집에 가는 걸 좋아했다.
조금 먼 거리도 괜찮다. 운동 삼아 걸어 가면 되니까
빵집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고, 집에서 먹을 빵을 한, 두개 정도 골라 온다.
돌아오는 길엔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그런 아름다운 기억이 있다.
물론 이건 모두 과거의 이야기다.
현실은 코로나 때문에 길을 걸으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너무 어렵고, 일단 외출 자체를 정말 하지 않는다. 그리고 코로나가 없었던 시절은 어땠는가?
그때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운동복을 챙겨 입고,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가기 바빴다.
(테니스는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시작했던 운동이라 과거의 이야기란 서울에서의 생활 뿐이다)
그러다 티브이엔에서 방영하는 ‘여름방학’을 보고 나서 로망 비슷한 바람이 하나 생겼다.
작은 빵집이 하나 있어 걸어서 커피도 사러 가고, 맛있는 빵도 사오고, 간단히 앉아서 뭘 먹을 수도 있는 그런 작은 카페가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는 그런 상상.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제법 큰 전원주택 단지가 세 곳이 모여 있다.
많게는 100가구 정도가 모여 있는 큰 단지도 있고, 50~70가구 정도가 모여 있는 작은 단지가 두 곳이 있다.
많이 생각할 필요 없이 이 정도의 소비자만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조금만 벗어나면 소방서도 있고, 초등학교도 있고, 여러 개의 작은 회사들도 있다. 이 사람들이 간식을 사러 온다 거나 근처에 산책 나온 김에 음료만 한잔 마신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잠재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SNS의 시대다.
내 취향과 맞는 곳이라면 물리적인 거리는 일일생활권, 마이카 시대에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 일이란 절.대.알.수.없.다.
그런 시대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산책을 나가면 자꾸 동네의 공터란 공터는 모두 눈 여겨 보게 된다.
‘혹시 이 땅은 임자가 없나?’, ‘알고보면 급매로 나와있는 저렴이 땅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면서 작은 희망 비슷한 것을 꿈꾸게 된다.
‘이 땅에 내가 작은 카페를 만들면 사실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거 아닐까?’
밤늦은 퇴근길, 비가 내리던, 눈이 내리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에 반려견을 산책 시키는 그 마음들,
주말이면 반려견을 위해 아침과 낮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
그들이 반려견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실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마저도 나의 작은 가게에 고객이 된다면 나 재벌되는거 아니야?’ 하는 마음들이 자꾸만
나를 사업병에 들게 한다.
물론 나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없고, 베이킹 자격증도 없다.
그러나 살다 보니 작격증보다 더 중요한 건 쉼없이 만들어보는 경험이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매일매일 커피를 내려 마시고, 원두가 달라질 때마다 차이점을 찾으려 노력하며
한번씩 베이킹을 시도하고 텃밭 재료로 피자를 구워 보고, 파스타를 만들어서 주변인에게 대접해 본다. 언젠가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하나의 희망을 가지고.
동네의 작은 공터에 20평 남짓한 가게를 짓고,
넓다 란 마당에 자갈을 깔고, 그 주변에 대나무와 수국을 심어서 주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고, 그 앞에 몇 개의 테이블을 놔둔다.
작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리만의 공간이 펼쳐지는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말 그대로 땅을 계약할 계약금 마저도 없지만, 이런 건 정말 상상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사실 상상만이 즐겁다. 막상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또 다른 스트레스의 시작이겠지!
마치 다시 일을 시작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지금과 똑.같.겠.지.
하아….. 내일은 또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