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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Jan 03. 2025

들꽃이여, 봄길에서도


시인이 만들어지는, 창작 과정에서

글들이 쏟아지는 신춘문예

새봄은 글을 꽃처럼 밀어내고 싶을까

다, 장미야

장미의 이름을 다 알아?

허망하게 폴폴 날리는 그 이름들


말놀이를 빌려서 펼쳐지는 대전엔

직계와 방계가 겨루는 화전놀이

진달래가 올리는 봄을 산마다 펼쳐 보이고

말들엔 안위가 없었고 둥근기둥들을 쏟아냈다

혹 패턴을 기억하시려는지?


밤을 쪼개고 올라오는 견갑골 사이로

어제도 당겼던 삼두박근,

애매한 통증이 하루를 지나는 동안

더 단단해졌을 어깨를 쓰다듬으며

손을 힘껏 쥐어보며

버려야 하는 숱한 날들이 올라오는 아침


모든 꽃들의 눈부신 봄은

어깨의 통증을 넘어서 눈의 저 깊은

침잠까지, 입의 웅얼거림을 넘어서

단단한 골수를 헤치고

뿌리를 내리는 그날을 위하여

꽃을 피울 때까지


2024. 1. 3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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