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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초이 Oct 10. 2022

아침에 출근하는 딸을 보며

독립적인 개인으로 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노력한 끝에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 신분을 얻은 딸에게 감사하다. 직업을 구해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는 뭘까 고민해 본다. 초교, 중•고, 대학교 학생의 신분이었을 땐 부모의 보호 아래 지내왔다면, 사회인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유로운 주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르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개인'이란 존재이다.


개인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저축을 계획하고 지출을 아끼는 평범한 생활 말이다. 일차적으로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고 수용해야 한다. 자신의 한계점을 인정해야 다양한 직업의 세계에서 선택 가능한 직종이 좁혀진다.


취업실무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수료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가만히 옆에만 있어도 저 혼자 알아서 해결하는구나. 부모라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주문은 지껄이는 잔소리일 뿐이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면 되는 것을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딸의 표정이 밝아 보인다. 몸은 피곤해질 것이다. 머리를 쥐어짜느라 힘들어질 것이다. 마음고생은 무직이었을 때보다 더 하게 될지 모른다. 새로운 인간관계의 숲으로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난 나이 스물여덟에 첫 직장을 다녔다. 내세울 것 없는 직장이라 몇 달 다니다가 그만두었다. 너무 조급한 마음에 앞뒤 없이 입사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이 서른 살에 지금의 직업세계로 들어왔고 이제 정년을 삼 년 정도 남기게 되었다.


처음 만났던 직장 선배들은 이미 잊혔다. 그동안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려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남과 이별은 그저 일상일 뿐이다. 특별한 인연으로 계속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료들도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딸의 직장 생활은 어떤 방식으로 계속될지 알 수 없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게 될 것이다. 사회생활의 대부분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생겨나게 된다. 고민거리가 생기면 해결하려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갖게 된다. 외유내강이란 사자성어를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어엿한 한 개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동시에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 있게 된다. 직장인은 공동체의 일원이다. 개인의 행동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능력 발휘는 공동체에 힘을 더한다. 공동체와 개인 상호 간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병아리는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온다. 어미닭이 부리로 껍질을 쪼아주지 않는다. 한 개인의 성장은 결국 자신의 힘으로 이루는 것이다. 토대를 만들고 지식을 습득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체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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