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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초이 Oct 17. 2022

인연 맺기

직장 동료를 사귈 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부서 이동을 하게 된다. 신년 초에 인사이동 규정에 따라 다른 부서로 전출하거나 우리 부서로 전입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매년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일반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인사이동을 하고 있는지 경험한 바는 없다. 난 공무원이라 매년 인사이동을 경험한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하여 만나는 동료들 중에는 이전에도 함께 근무를 했던 사람도 있다. 처음으로 만나 근무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게 되는데 난 먼저 질문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고향이나 학력이다. 고향이 어디냐고 묻지 않는다. 대학교를 졸업했는지 묻지 않는다.


 함께 근무하다 보면 어찌어찌 알게 될 뿐이다. 현재의 상태 그대로의 직원을 이해할 뿐이다. 지금의 누구로 존재하게 된 과정보다 지금 누구인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언론에서 다루는 연예인의 학폭 문제에 다소 거부감이 든다. 미성년자였던 시기에 저지른 일탈을 성인인 지금으로 가져와 문제 삼을 경우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일탈로 벌어진 문제는 그때 문제가 됐어야 하고 해결됐어야 한다. 해결되지 못했다면 원인을 따져 개선해야 할 것이다. 신체와 정신이 미숙하다고, 보호하고 계도해야 할 미성년이었다. 그 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책임은 주변 성인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생각이다.


부서에서 처음 만나는 직원의 과거 경력을 잘 묻지 않는 이유는 이렇다. 그 사람의 고향을 물어 내 개인의 무의식 속에 내재된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학력을 묻다가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면 대답하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를 졸업했다 하더라도 이름 있는 학교라고 말하면 듣는 내가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채를 통해 들어왔으면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볼 수 있는데 뭔 일하다 왔냐고 물을 필요가 없다는 견해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다 보면 각자의 업무처리 방식을 알게 된다. 라이프스타일도 알게 된다. 알게 된 사실을 가지고 나와 합이 맞는가 맞지 않는가에 따라 교류하면 된다. 잘 맞으면 업무시간이 즐거울 것이다. 맞지 않는다면 내가 맞추면 된다. 상대를 내게 맞추도록 요구해 봐야 갈등만 쌓인다. 잘 맞는 사람과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술도 같이 할 수 있다. 그때 내 지갑은 아무 문제없이 잘 열릴 것이다.


나와 맞지 않는다고 배척만 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의 반응에 따른 나의 심리 변화를 바라보게 된다. 그런 심리 변화가 어느 때 생겼다가 어느 때 사라지는지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경험하다 보면 나의 심리상태는 성숙해져 있다.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게 된다. 모든 일들에 그렇게 대응하진 않지만.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란 의미를 곱씹으며 나의 인간관계 안에서 인연 맺는 태도를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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