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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양 Jul 23. 2024

[독후감] 경청

마음을 얻는 지혜

# 두 번 읽은 책


   한 번 읽은 책은 이상하게 두 번은 안 읽게 되는 편이다. 책표지만 봐도 책의 내용이 기억나니, 재미가 반감된다. 하지만 이 책은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중고서점에서 구입까지 해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가 군대에 있었을 때였나? 아니면 전역 후 도서다닐 때였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것임은 틀림없다. 그때는 '그냥 좋은 내용이네'라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제대로 읽고 싶어졌다. 경청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은 채 첫 장을 펼쳤다.



# 아들을 위한 바이올린과 경청


   책의 줄거리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손수 바이올린 제작 과정을 배워 바이올린을 만들어가는 내용이다. 특히 제작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청'의 중요성을 차츰 깨닫게 된다. 


   바이올린의 울림통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경청'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배우게 된다. 그것은 '비움'이다. 남의 말을 듣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비워야 한다. 마음을 비울 수 있을 때 상대의 진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고정된 생각을 버리시게나. 이 잔이 쓸모가 있는 이유는 뭔가? 그것은 잔이 비워져 있기 때문일 걸세. 기억하시게. 남의 말을 들으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세상의 도리요, 자연의 이치라네. p126


마음으로 듣는다는 것은 아마도 입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말, 즉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다는 뜻일게요. 소리 없는 말이 무엇이오? 바로 마음의 소리가 아니겠소?... (중략) ... 하지만 마음으로 들었다 해도 아직 충분하지 않아. 마음을 공허하게 비웠을 경우에만 자연이 주는 지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 사람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야. 내가 마음을 비우고 준비가 되면 상대는 진실을 들려주지. p129~130


모두 자기 판단과 생각으로 가득 차 있죠. 상대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조금의 틈만 생기면 말을 자르고 비집고 들어와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주장하죠. 결국 상대는 하려던 말은 꺼내보지도 못한 채 씁쓸하게 입을 닫고 맙니다. p.110



# 이청득심: 마음을 얻는 지혜


   이 책 마지막 부분에서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사자성어가 나온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다'라는 뜻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대화할 때 내 생각과 주장을 비우고 상대의 이야기를 온전히 집중해서 듣고자 노력하면서부터 내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늘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대화가 즐겁다는 사람도 있었고, 또 대화에서 배려받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무척 신기했다. 나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들었을 뿐인데 많이들 좋은 소리를 해주는 것이 신기하다. 

   혹여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잘 들어주는 것이 어떨지 권하고 싶다. 경청이야말로 상대의 마음을 얻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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