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양 May 15. 2024

[독후감] 보통의 언어들

말 한마디의 담긴 의미

https://search.app.goo.gl/4MaECJd


#생일 선물


   생일 선물로 책을 선물 받고 싶다는 말에 친구는 김이나 작사가의 책을 선물해 줬다. 친구는 '예쁘게 말하기'에 꽂혀있던 내 관심사를 잘 알고는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건넸다.


"내가 어떤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지, 어떤 표현을 어떤 상황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지는 내 삶의 질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감정이 언어라는 액자 안에서만 보관되고 전달된다면, 나는 이 액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 발췌 -


   감정을 어떤 언어로 담아내는지가 중요하다고 평소 생각했기에 책을 읽는 내내 공감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그 여러 이야기 속에서 나는 위로도 받았고, 새로운 관점들을 배웠다. 그중 몇 가지를 적어 보려고 한다.


#잠복균 같은 비난


"악플이란 건 잠복균 같은 거지. 즉발성 타격을 주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중략)
어느 밤, 악플 잠복균은 온몸에 두드러기처럼 올라온다. '어쩌면 그 사람이 말이 맞을지 몰라'로 시작되는 자기 의심은 대단한 속도로 혐오까지 달려간다." p.67~68


   악플은 잠복균 같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 상태가 좋을 때는 타인의 비난에 큰 상처를 입지 않지만, 내가 연약해졌을 때 타인의 비난은 슬금슬금 올라와 나를 자기혐오에 빠지게 한다. 더욱이 타인의 비난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그 독성은 가히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늘 나를 돌보고 나를 관리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자주 쌓아야 한다. 행복한 추억은 슬프고 우울할 때 우리를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행복한 추억이 많을수록 방패는 더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꿈이란 피어나는 것


"아직 꿈이 없다면 차라리 그대로가 자연스럽다. 꿈은 '좋아하는 것들'이 생겨나고 취향이 생겨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이다. 내 마음이 끌려 탄생한 꿈은 자연스럽게 나를 이끌어 작은 목표들을 만들어준다." p.140


   '꿈'에 관한 질문은 내 청소년기에 가장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명확한 꿈이 없어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 난감했다. 솔직하게 꿈이 없다고 대답하면, 마치 인생의 패배자인 것처럼 나를 보는 그 시선들이 두렵기도 했다.  한편으론 왜 그렇게 다들 꿈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반감이 들기도 했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취미들을 배워보면서 내 취향을 알게 되면서 내 마음속에 '꿈'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했다. 피어나기 시작한 꿈은 내 일상에서 작은 목표들로 이어졌고, 그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면서 꿈은 더 크고 또렷해졌다. 이제는 그 누구 못지않게 꿈을 갖고 삶을 살아간다. 돌이켜보니 꿈이 없다고 스스로 기죽을 필요도 없었고, 억지로 찾을 필요도 없었다. 나를 알아가고 취향을 찾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것인데 불필요하게 조급했다.


   혹시 누군가 꿈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자연스레 찾게 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주고 싶다.



#행복은 사소함으로부터


"저는 항상 행복은 막 까먹는 스낵처럼 굉장히 사소한 것에서 느껴야지만 그것이 진짜 행복이고, 사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은 훈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 나 지금 행복한 거 같아!' 하면서 그 행복한 순간을 온몸으로 기억하려고 해요. (중략) 그냥 잠깐 지나가다 날씨가 너무 좋은 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가 우연히 어딘가에서 나오고 있을 때, 그 순간이 엄청난 행복이기도 하잖아요." p.206


   예전에 나는 사소한 일상에서 찾는 행복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행복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행복이란 더 특별하고 찬란할 것이라 착각했다. 결국 잘못된 생각은 나를 항상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내 행복은 어디에 없었으니깐.


   더욱이 큰 성공을 이뤄야 행복할 것이라 생각은 나를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성과를 이루지 못한 그 모든 시간들이 불행했고, 성과를 이룬 그 순간은 너무도 짧아 하찮았다.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이뤄야 진짜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처럼 나의 행복 감각은 병들어 있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 진짜 행복하다는 말은 처방전 같았다. 사소한 것에도 행복할 줄 모르는 사람이 과연 큰 성공에서 얼마나 행복을 느낄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해보자고 결심했다. 향이 좋은 커피 한 잔에 행복하다고 믿었고, 비 오는 날 빗소리를 들으며 감사다고 믿었고,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에 축복이라 믿었다. 그래서 지금은 행복하다. 행복한 순간들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후감] 좋은 일이 오려고 그려나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