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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ingmom Nov 23. 2022

오랜만에 브런치에 쓰는 글

계속 절망하다가 일어설라구


오늘의 글은 머릿속에 쌓아 두었던 생각들을 풀어헤치는 시간.

며칠 전 장롱을 정리할 때처럼 방 한가득을 메우는 짐들을 마주 할 시간.

어쩌면 너무 많은 것들이 내 작은 머릿속에 엉켜있었는데 그걸 소분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고, 겹겹이 쌓아놔서 머릿속엔 곰팡이가 슬고, 먼지가 뭉쳐 날아다녔나 보다.



정신과 의사가 물어봤을 때, 말문이 턱 막히던 물음이 있었다.

무엇이 하고 싶으세요?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당장에 하고 싶은 취미들이 많았고. 집에 가서 할 일은 많았지만, 당장의 일이 아닌 십 년 후의 모습이 전혀 그려지지 않았다.

십 년 후에도 뭔가가 하고 싶다고 한탄만 하며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고 있지 않을까?

아,

그런 생각을 하니 나 자신이 한심해서 짜증이 났다.

그런데,

딱히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모르는 상황

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말로 애매하고 넘기고 싶은 생각.

그건 말이지, 사실은 알고 있었다는 말.

그런데, 현실로 이룰 자신이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그러니까 짜증이 나는 더 깊숙한 이유는 되고 싶은 모습은 있으나 될 능력이 없다고 부정적 자아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나를 옴쭉달쑥 못하게 붙잡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이걸 해도 짜증, 저걸 해도 짜증.

짜증이 넘쳐나는 일상에서 육체도 스멀스멀 약해지고,, 몸무게도 셋째 임신 전보다 10KG이 더 찐 상태가 되어버렸다.

(빠지다가 다시 5kg가 늘어버렸다. 이런 게 가능하다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떻게 하면 나는 지금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의식의 흐름이 가는 데로 다이어리에 끄적이고 브런치에 끄적이고 있는 것이다.



달라지고 싶어서 새벽 기상을 다시 해 보려고 했다.

짜자잔~ 하고 눈이 떠지지 않았다.

지금 나는 생각보다 약해진 상태였다.

5시 45분 알람은 울리자마자 힘없이 꺼졌다.

내 시야도 꺼졌다.

6시 30분, 7시도 꺼졌다.

7시 30분이 되어야 겨우겨우 몸을 움직였다.

밥을 하고, 어제 밀린 설거지도 겨우 그때야 처리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보낸 다음엔 유튜브를 켜고, 다나카상을 보며 키득거렸다.

수요예배를 못 갔다.

짜증이 또 났다.


이런 방식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 것.


안 되겠다 싶어 집 앞 커피숍으로 나왔다.

매일 할 목록을 정해 보았다.

할 시간을 안정했구나.

시간도 정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와 가장 중요한 일을 떠올렸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인가?


나는 그러니까, (웃지 마시라) 작가가 되고 싶은 거였다.

그것도 재화로 바꾸고 싶은.

뭐, 이슬아? 그런 사람은 아주 아주 아주 성공한 사례라 생각이 든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유형, 혹은 무형의 무언가를 만들어냈을 때 그것을 팔 수 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였다.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하면 답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게 조금 당황스러운 구석이다. )


철저하지도 못하고, 단호하지도 못해서 이런 걸 이뤄낼 수 없을 거야라고 내 부정적 자아가 나를 막는다. 좀 뒤로 물러서 주겠니….


당장은 아니라도,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다시 일어나야 함을 깨닫는다.


나 말고도 집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부님들, 학생들, 그리고 기타 등등 님들. 내게 기운을 줘요. 내 같잖은 글이 당신에게 이런 사람도 이렇게 힘내려고 하잖아?라고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다면. ㅎ~


계속 글이 연장되길.

내일도 이 글이 또 써지길.

그렇게 소망하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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