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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라씨 Apr 20. 2023

감정연쇄방화범

서로 같이 산 시간보다 따로 살았던 시간이 훨씬 길고, 환경도 달랐다. 그래서 이해 하려고 하는데 가끔 같은 한국인 맞나 싶게 말이 안 통하고. 본인은 그 의도가 아니라는데 나는 왜 다르게 들릴까 싶고. 결국 한발짝 물러서 너와 나는 다르다~ 하면 끝날 문제인데 결국 날카롭게 뱉어버린다. 나도 기분 별로고 그 사람도 기분 별로고 주변 공기는 얼어버리지만 내 속은 화르륵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씁씁후후 심호흡하며 마음을 달래본다. 이것은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다. 너와 나는 다르다. 다르다. 사실이고 인정하면 되는데 그게 제일 힘들지. 감정을 가다듬어 본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가끔 순간적인 빡침을 이기지 못해 감정을 불살랐을때 만큼 찝찝하고 후회로 가득찬게 없으니까.  그때의 나는 왜 그러는걸까. 열받으면 못참고 불태우는 나를 감정 연쇄방화범이라 부르기로 했다. 결국 불이 꺼지고 재가 남는건 내 마음속. 차라리 빡침을 얼리면, 차디차게 얼리면 나중에 알아서 조금씩 녹는데 말이다. 좀 더 잘 얼려보자.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내 기준에 맞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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