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가끔 생각합니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그것도 왜 하필이면 '소설'을 쓰는가?
브런치에 보면 대부분의 작가분들은 에세이를 씁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개인의 일상을 저렇게 잘 쓸 수 있는 능력들. 살아있는 이야기들.
안타깝게도 저는 저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떤 글을 써도 소설이 됩니다. 이런 말이 있죠.
"소설 쓰고 있네"
하하 맞습니다. 저는 소설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소설은 제 마음속에서 살아있는 또 다른 삶이기 때문입니다.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처럼 처절하고 안쓰러울 정도로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모 단체에서 주관하는 문학상에 제가 쓴 소설을 응모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메일이 왔습니다.
"당선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정식 작가로 등단하셨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아니 이상했습니다. 뭔가 잘 못 된 거 같았습니다. 처음 응모했는데 당선? 내가 왜?
정말 소설 같은 날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내 안의 그것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더 좋은 집을 지어주려 합니다.
그들 모두가 행복해하는 집을 지어주는 소설을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