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비어스픽이 아직 기억에 있을 때 남기는 기록
사실 끝난 게 아니고 망했다.
이렇게 생각보다 허무하게 정리할 줄은 몰랐지만 어쨌거나 정리를 하게 되니 기분이 묘하고 아쉽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버틸 여력이 없으면 더 위험(?)해지기 전에 정리를 해야 되니 말이다. 그런데 참 이게 그렇다.
자 모두 수고했어요! 우리 즐거웠지? 웃으면서 안녕!!
하고 나중에 또 만나자! 이런 걸 꿈꾸진 않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냉혹하다. 어쩔 수 없이 팀원들과 안녕을 했고 나는 남아서 뒷정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회사원이라면 찝찝하더라도 퇴사하고 한숨 쉬어갈 수 있겠다만 대표의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공간, 짐, 금액, 서류 작업 등등 남겨진 나는 한숨을 쉬면서 정리를 하고 이어가고 있다. (끝나질 않네...)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을 못해서? 사장 놀이를 했던 건가? 뭔가에 홀린 듯 심취한 건가?
현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계획을 짰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사실 돈이 없어서, 비지니스 모델이 분명하지 못해서...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현실이다. 약 1년 반 시간 동안 열심히 움직이던 비어스픽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 (사실 1년 반이라기보다는 2년에 더 가까운 시간이긴 하다)
하나의 브랜드가 끝났다고, 우울해 하기보다는 그래도 의미가 있었다고 나는 믿기에 (믿어야 한다...) 지난 시간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렇게 복기하다 보면 나의 부족함과 '그때는 내가 무엇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걸 좀 더 느끼고 큰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비어스픽 브런치를 이런 식으로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쨌거나 가장 브런치의 결에 맞는 글을 비어스픽이 끝나고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일단, 비어스픽의 탄생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 적을 순 없지만 그래도 그때그때의 기록을 잘 살려서 써보려고 한다. 한 15회에서 20회 정도로 나눠서 써보려고 하는데 이 매거진을 마무리 지을 땐 지금 스트레스를 받으며 진행하고 있는 것들의 정리도 잘 마무리 되어있길 바래본다.
비어스픽은 단순히 맥주를 마시는데서 큐레이션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맥주와 문화 콘텐츠를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게 과연 전달이 되었는지 한 번 복기를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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