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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어스픽 Apr 11. 2020

맥주는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

#2 브랜드명을 결정하다.

비어픽스가 아니라 '비어스픽' 입니다.
 

비어스픽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사람들이 비어스픽과 비어픽스를 헷갈려했던 점이었다. 

뜻이 엄연히 다르지만 그것보다는 발음하기 더 편한 게 중요한 것이었던가...


그래서 마지막 리뉴얼 영상에까지 넣어버린...


막연하게 맥주로 뭔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은 했고, 2018년 같이 있던 멤버 G와 어떤 이름이 좋을지 논의를 하면서 우리가 하려는 건 단순히 맥주를 소개하고 큐레이션 하는 것이 아닌 맥주와 영화, 음악, 전통음식, 책 등과 융합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를 내렸기 때문에 그것에 어울리는 이름을 정해야 한다고 이야길 나눴고 여러 가지 이름을 이야기하다가 G가 맥주가 여러 가지를 선택한다는 의미의 'beers's pick'이라는 이름이 어떠냐고 의견을 내었고 만장일치로 바로 통과가 되었다. (두 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결정이 어렵진 않았다...) 

그리고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데 주변에 디자이너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가난했기 때문에 전설의 사이트 크으으으으으으몽을 이용하기로 한다. 물론 들은 바에 의하면 굉장히 실력들이 복불복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우리가 확실히 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한다면 최고의 로고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고, 그때 우리가 제시했던 조건, 레퍼런스와 이미지는 아래와 같았다. 


정말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 레퍼런스


1. 미국의 양조장스러웠으면 좋겠다. 

- 그때는 왠지 모르겠지만 맥주는 미국의 털보 아저씨가 체크 남방 입고 큰 잔에 벌컥벌컥 마시는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그 이미지에 맞는 로고는 역시 미국 맥주 회사 스타일의 로고라고 생각했다.

왠지 모르겠는데 이런 느낌...


2. 뭔가 막연하게 맥주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 

- 맥주잔이라던지 홉이라던지... 맥아라던지...

위에 보다는 조금 단순해지긴 하지만...

3. 맥주를 보다 쉽게, 즐겁게 이런 슬로건까지 일단 준비를 했다. 




그리고 로고가 나왔다.


정말 우리가 요구한 바는 다 들어간 로고다.


정말 미국 양조장스럽고, 맥주잔, 맥아가 들어가 있으며 슬로건까지 들어간, 단순화를 외치는 요즘 시대를 역행하는 복잡한 로고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이걸 만든 것 만으로 너무 뿌듯하고 즐거웠으며 행복했다. 로고를 만든 것만으로 마치 엄청난 일을 해낸 거 같았고, 이제 로고를 만들었으니 뭐든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SNS를 시작한다. 그러나 역시 '계획 없이 뭔가 일을 한다는 것은 참 대책 없구나' 라는 걸 많이 느끼긴 했는데 사실 우리는 맥주를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일단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짜고 만들어보다 보니 '아 이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하고 싶은걸 하는 건 참 행복한 일이구나!


라는걸 느끼면서 하나하나하고 싶은 것들을 쭉쭉 써 내려갔다. 영상, 카드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물론, 페스티벌도 해보고, 샵도 해보고, 굿즈도 만들어보고, 뉴스레터도 발행해 보고, 여러 기업들과 행사도 해보고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는 상상까지... 이 때는 비어스픽은 단순히 서비스라고 생각했지 브랜드라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 내가 한 것이 브랜드를 만드는 일인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보면 신기하게도 위에 써놓은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그래서 다행히도 후회는 없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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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창신 1길 12 창신아지트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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