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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Nov 27. 2020

2020 일출 컬렉션

[포토에세이] 태양의 여정, 중천건, 항룡유회, 불완전성, 삶의 황금나무

매일 아침 나타나는 태양의 일 년간 여정


태양은 ‘우리은하, The Galaxy’의 가장자리에서 '초속 220 km 속도'로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면서 The Galaxy의 중심을 공전하고 있다. 일 년간 태양은 약 70억 km의 우주공간을 이동한다. '지구'에 살고 있는 나도 일 년간 초속 220 km로 이동하는 태양을 공전하며 70억 km가 넘는 우주공간을 이동한다. 지구 공전 거리까지 합친 나의 일 년간 이동거리는 약 79억 km이다.



황금빛 찬란한 일출
그리고 경이로운 일 년간의 여정


태양의 우리은하 공전 주기는 2.5 년이다. 따라서 태양은  년간   번도 동일한 우주공간을 지나가지 않는다. 나도 79 km 우주공간을 지나가며   번도 동일지점을 경유하지 않고  순간 새로운 공간을 이동한다.


같은 강물에 발을   담글  없다 명제는 참이며 삶은 경이로운 것이다.



건 원형이정, 乾 元亨利貞


주역 64괘의 첫 번째인 중천건(重天乾)의 괘사이다. '건 즉 하늘은 위대하게 성취하니 견고해야 유익하다.' 혹은 ‘건은 가장 위대하고 형통하고 이롭고 바른 것이다’라는 뜻이다.


중천건은 순양(純陽) 즉 여섯 개의 양의 효로 이루어진 괘이다. 중천건괘의 여섯 개의 양효에 대한 설명 즉 효사의 처음은 ‘잠룡물용(潛龍勿用)이며, 이는 지위가 낮은 용 혹은 양(陽)이 숨어서 드러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다음은 ‘현룡재전(見龍在田)'으로 때가 펼쳐지고 있음을, 세 번째는 때에 따라 나아가며 일을 실행함을, 네 번째 ‘혹약재연(惑躍在淵)’은 용이 스스로를 시험하며 천도가 변화하기 시작함을, 다섯 번째 효사 ‘비룡재천(飛龍在天)’은 양(陽)이 왕성하여 하늘에 머물며 천도로 잘 다스림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 효사 ‘항룡유회(亢龍有悔)’는 때와 더불어 다하고 쇠락함이다.


이처럼 중천건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세상 만물 혹은 인생의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



항룡유회, 亢龍有悔


광대하구나, () 위대한 힘이 미치는 범위는!’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자강불식(自彊不息)이다.’ 중천건괘에 대한 공자의 해석이다.


그런데 이처럼 원형이정(元亨利貞)한 중천건괘의 마지막 효사가 아이러니하게도 ‘항룡유회, 즉 용이 매우 높이 나는 것과 같으니 후회를 면치 못한다'이다. 또한 순환하며 열려 있는 구조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Gödel’s incompleteness theorems


항룡유회를 읽으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생각난다. ‘어떤 공리계가 주어졌을 때, 그 공리계 내에서는 참임을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항상 존재한다’는 불완전성 정리.


그리고 그 결정 불가능한 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리계를 세워도, 그 새로운 공리계 내에는 또다시 결정 불가능한 명제가 발견된다는, 괴델의 정리가 갖는 또 다른 의미! 이는 어떤 공리계도 혹은 어떤 진리 체계도 완전하지 않으며, 경계가 닫혀있지 않고 열려 있다는 의미다.


즉 모든 무모순적 공리계는 참인 일부 명제를 증명할 수 없으며, 특히 스스로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 겸손을 기반으로 자신의 확신과 신념에도 한계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리라.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라는 공자의 말씀도 생각난다.



하지만
"모든 이론은 회색이라네.
삶의 황금나무는 초록색이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하지만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으려는 자만이 누릴 자격이 있다. 그대의 것이 아니거든 보지 말라. 그대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라면 보지 말라. 하지만 강하게 덤비거든 그 마음을 힘차게 불러일으켜라.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다."


괴테 <파우스트> 중에서



에필로그;
일 년간 79억 km 우주공간을 여행하는
나의 현재 위치는?


우주 안에 있는

/ 처녀자리 초대형 성단 안에 있는

/ 광역 은하계 성단 안에 있는

/ 은하계 성단의 날개 중의 하나인

/ 오리온 성운 안에 있는 / 광역 태양계 안에 있는

/ 태양계 안에 있는 / 지구의 북반구에 있는

/ 동아시아에 있는 / 한국의 서울!


자 이제 여기가 어딘지 아셨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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