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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su Siris Woo Dec 23. 2021

커피 산업을 움직이는 이들 part 1. 커피 트레이더

성공적인 지속 가능한 커피 비즈니스를 위하여

이번 주제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잘 이해하고 잘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업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한 번씩은 꼭 다뤘던 주제이다.

아무래도 내가 트레이더로 일하며, 트레이더/트레이드 하우스(Trader/Trade House)에 대해서 만큼은 어느 정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내가 일하는 조직의 순기능들이 어떻게 우리의 고객사들이 보다 더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커피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게 할지 고민을 가장 많이 했기 때문이다. 


커피 산업은 누가 움직이는가?


전 세계에서 가장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단연코 미국이다. 지난 5년간의 평균 연간 수입량이 140만 톤을 넘는 엄청난 커피 선진국이다. 독일이 평균 연간 수입량이 약 110만 톤 정도 되는 2위 커피 수입국이다. 우리에게 에스프레소 공화국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는 전 세계 3위 커피 수입국으로 평균적으로 독일의 약 반 정도 되는 양(약 56만 톤)을 수입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의 수입량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온라인에 많이 있는데, 한국은 지난 5년간 평균적으로 12-1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번 글의 주제인 커피 산업을 움직이는 트레이더/트레이딩 하우스들은 앞서 언급한 미국에 본사를 두기보다는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그중 전 세계의 13-15%가량의 커피 공급을 책임지는 세계 최고의 트레이더인 N사가 독일 함부르크에 소재해 있으며, Top2인 O사를 제외하고는 그 뒤를 바짝 잇고 있는 전 세계 Top 3위, 4위, 그리고 5위 모두 스위스에 소재하고 있다. Top 5 트레이더들의 총합 커피 물동량은 대략 50%가 넘는다. 이 배경에는 아무래도 역시 대항해시대를 지나오며 활발히 무역활동을 벌여온 유럽 국가들에게는 이미 18세기부터 커피 산지에 대한 투자/정보/커넥션/장악력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 짧게 다뤄보고 조명해보고 싶은 플레이어는 전 세계 커피 물동량의 80%를 넘게 책임지는 커피 트레이더들이다. 그들의 역할은 무엇이며, 왜 전 세계 유수 커피 제조사들이 트레이더와 비즈니스를 하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커피 트레이딩이란?


커피 트레이딩이란 그 트레이딩을 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아래와 같이 아주 조금 상이할 수 있다:

1) 산지에 있는 수출자들의 경우: 산지에서 커피 체리 혹은 파치먼트를 구매하여 가공한 후 트레이더/브로커/혹은 수입국에 있는 바이어에게 다이렉트로 판매하는 행위

2) 트레이더의 경우: 산지 생산자들 혹은 수출자들로부터 커피 체리 혹은 파치먼트를 구매/가공 후 브로커 혹은 수입국에 있는 바이어에게 판매하는 행위

3) 수입국 바이어의 경우: 커피 생두를 산지 수출자/브로커/트레이더를 통하여 구매(수입)하는 행위


조금 시적으로 표현하면 커피가 고향을 떠나 새로운 집을 찾는 여정이 곧 트레이딩이다. 

이 여정을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플레이어가 나는 트레이더들이라고 믿는다.


커피 트레이더의 역할과 파트너십의 중요성


<Source: ED&F MAN, https://www.edfman.com/commodities/coffee>


기호식품인 커피 생두를 거래는 일에는 많은 리스크(위험)가 존재한다. 기후변화, 환율 변동, 거시적인 경제 흐름, 수급 변화, 전쟁/파업/정치적 불안정 등의 시장 리스크(Market Risk)와 거래 상대의 경영 상태 악화, 계약 불이행 등의 신용 리스크(Credit Risk)가 커피 생태계를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수출자와 수입자는 리스크 헷징(위험 회피)을 필요로 한다. 


사족이지만, 리스크 헷징 계획/방안 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데, 이상하리만큼 한국 시장만큼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시장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커피 업계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경험이 많은 커피 바이어들은 트레이더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맺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에 집중한다. 


시장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대부분의 커피 생두를 거래하는 플레이어들(수출자, 수입자)은 국제 원자재 상품거래소(ICE: International Commodity Exchange)에서 규격화/표준화된 선물 거래를 통하여 수출자와 수입자 사이에서 원활한 계약이 이행이 되도록, 또한 서로가 리스크 헷징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하여 보다 양측이 정보에 근거한 판단을 하고 지속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용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대부분의 커피 소비국의 대형 커피 제조사들은 산지의 수출자들과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지 않으며, 신뢰도가 높은 다국적 커피 트레이딩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비즈니스를 한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세계를 선도하는 초대형 제조사들을 통해 안정성 및 수익성이 검증되었다. 제조사들은 신용도가 높은 다국적 트레이딩 회사에게 신용도가 매우 낮은 커피 산지의 수출자들과의 커피 현물/선물 거래를 위임함으로써, 본인들의 핵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지속적으로 수익성 있는 성장을 도모한다. 


믿을 수 있는 파트너 트레이더와 함께 하는 커피 비즈니스는 실패하기 어렵다. 금년 6월부터 시작되어 11월 중순부터 불붙은 큰 변동성의 시장에서 더욱더 좋은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업계에서 대두되고 있다. 아무래도 어려운 때일수록 관계상 우선순위에 있는 이들을 먼저 챙기는 것은 비즈니스든 일상의 인간관계든 당연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트레이더들만큼 커피 산업과 그 생태계를 둘러싼 인텔리전스와 대응방안을 보유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없다는 말에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트레이딩은 수학이나 과학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변수 속에서 트레이더들도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요할 것이며, 수정구슬을 굴려서 고객들에게 정답을 선사할 수는 없지만, 결국 가장 비슷한 답을 찾을 것이며, 리스크를 최소화할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어떤 트레이더와 함께 같이 성장을 도모할 것인지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것은 모든 커피 바이어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Part 1을 마치며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마치 트레이더랑 일하는 것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쓴 것 같지만 그러한 의도는 없으며 글 중 사실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없는 것 같다. 나만 해도 내가 트레이딩 회사를 떠나더라도, 커피 트레이딩을 하고 싶을 때나 커피를 구매하고 싶을 때에 가장 믿을 만한 트레이더들과 비즈니스를 할 것이다. 그래서 항상 나도 "누가 믿을만한 트레이더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을 수가 없고, 나와 거래하는 고객들이 모든 계약마다 나를 통해 계약했기에 안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매번 스스로를 채찍질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커피 산업을 움직이는 이들'에 대한 글은 기회가 된다면 Part 3 혹은 Part 5까지 준비해보고 싶다.

내가 충분한 경험과 지식만 있다면 가능한 다양한 이들에 대하여 소개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 일천하여 일단 나에게 주어진 자원과 기회를 잘 활용하여 이 역동적인 산업을 움직이는 이들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낮 밤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전 세계 커피 트레이더들 모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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