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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Nov 26. 2019

잠시 쉬겠습니다.

휴직선언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헨리 포드-



조금 특별한 일탈을 위해 '무급휴직'을 선택했다.


일상의 행복을 찾기 위해 잠시 쉬어가야 되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나서 실제 휴직을 결정하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다. 휴직이란, 잠시 쉬어갈 시간을 가지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휴직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당연히 생각해봐야 할 그 걱정과 고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매달 들어오던 안정적인 수입이 잠시 중단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을 뿐만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온 지난 시간들이 혹시나 이 잠깐의 휴식으로 인해 무너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휴직'이란 기록이 훗날 그 누군가에 의해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과 함께 이 휴식기 때문에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돌아갈 곳이 정해져 있기에 걱정 없이 쉬며 일상의 행복을 되새겨볼 수 있는 안정적인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이 더욱더 나를 흔들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미래의 불이익과 쉬면서 겪을 경제적인 불안함이 한동안 나의 결정을 방해했지만 이러한 제도를 맘 편히 사용할 수 있는 회사가 몇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만큼은 어떤 것을 감수하더라도 오로지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었다. 결국 긴 시간 동안의 많은 고민과 걱정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어 휴직을 공론화했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이고 이 결정을 철회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휴직을 번복한다는 것이 더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힐게 분명했기에 그동안의 걱정을 뒤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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