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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어비앤비 Feb 19. 2020

익숙한 이들과 떠난 낯선 여행, 방콕

에어비앤비 체험으로 여행을 새롭게


가족 여행, 좋아하시나요?


2019년 7월 가족과 방콕에 다녀오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안 싸웠어?”, “안 힘들었어?”였다. 물론 하나도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분명 자유여행이었는데 왠지 패키지여행 인솔자로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약간의 스트레스를 제외하고 가족과 다녀온 방콕 여행은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었다. 그래서 최근 가족과 대만 여행도 다녀왔다. 낯선 곳에서 발견하는 가족의 새로운 모습이 나에겐 여행의 소중한 즐거움이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온몸으로 느끼며 신기해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괜히 뿌듯한 마음이 된다. 예상치 못한 웃음과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으로 가득했던 2019 7월, 가족과 떠난 방콕 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방콕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시장 투어


우리 가족의 방콕 여행 콘셉트는 ‘현지 분위기를 충분히 경험하자’였다.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코 시장이다. 시장 투어는 언제나 우리의 최애 코스였다. 에어비앤비에서 지명을 검색하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숙소와 함께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을 볼 수 있다. ‘방콕’을 검색했을 때에도 ‘현지인의 관점으로 즐기는 체험’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리뷰가 많았던 에어비앤비 체험은 태국인의 수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담늠 사두악 수상시장(Damnoen Saduak Floating Market)과 기차가 다녀서 위험천만해 보이는 이색적인 우산시장(Maeklong Railway Market) 코스였다.

▲ 기찻길 양쪽으로 늘어선 우산시장 (좌) / 기차가 떠날 무렵 기차 뒤쪽에서 안심하고 찍은 가족사진 (우)

기찻길 시장 투어(Maeklong Railway Market)는 좁은 기찻길의 양 옆에 과일가게들이 잔뜩 늘어선 모습이다. 기차가 다가오는 기적소리가 들리면 모든 상점이 일사불란하게 가게 천막을 닫고, 기차를 맞이한다. 그 모습이 흥미롭다는 리뷰가 많아서 정말 그런지 궁금했는데, 기차가 올 때마다 상인들이 당황하지 않고 재빠르게 천막을 내렸다가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차가 오히려 상인들이 움직이는 속도에 맞추려는 듯 천천히 이동하는 것만 같았다.


다음 행선지 담늠 사두억 수상시장(Damnun Saduak Floating Market)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어비앤비 체험 호스트는 태국에 수상생활을 하는 곳들이 꽤 많다고 했다. 방콕 시내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수상 가옥이 있다고 했다. 이 수상시장 역시 수상 건물 위에 여러 상점들이 있었다. 배 위에서도 물건을 파는 상인, 심지어 기름을 튀기며 요리를 하는 상인도 있었다.


이색적인 풍경에 가족 모두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구경에 열중했다. 물건을 실은 배들이 우리 배 근처로 다가올 때마다 엄마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 엄마란 존재는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존재인 줄로만 알았는데 소녀 같은 엄마의 모습이 낯설고도 새롭게 느껴졌다. 노를 저어 주시는 분도 엄마가 놀라는 모습이 재밌었는지 배를 더 흔들거렸다.

▲ 배 위에서 즐긴 담늠 사두억 수상시장



방콕 식도락을 제대로 즐기는 법, 시암 쿠킹 클래스


다음날에도 우리 가족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에어비앤비 체험을 예약해두었다. 우리 가족의 두 번째 체험은 바로 시암 쿠킹 클래스(Siamese Cookery House)이다. 쿠킹 클래스에 관해 찾아보면서 ‘혹시 만든 요리가 맛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는데, ‘가르쳐준 대로만 해도 충분히 맛있다’는 리뷰가 많아 용기를 내어 예약할 수 있었다.


쿠킹 클래스는 근처 재래시장에서 호스트와 함께 식재료를 구경하면서 시작되었다. 쿠킹 클래스에서는 아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빠는 호스트의 보조 역할을 자처해 웃음을 선사했다. 모르는 재료도 먼저 나서서 냄새를 맡아보고, 생으로 먹어보는 아빠의 적극적인 모습 덕분에 쿠킹 클래스 분위기는 훈훈했다.


홍콩에서 온 친구, 일본에서 온 친구까지 ‘너희 가족 정말 재미있다’며 말을 건넸다. 낯선 이국에서 낯선 음식을 만들면서 유난히 들떠 보이는 아빠를 보니 괜히 뿌듯했다. 호스트 말씀대로 따라 하기만 했는데도 완성된 요리는 다 맛있었다. 한국에는 없는 식자재로 태국스러운 플레이팅을 직접 만들어보니 역시 쿠킹 클래스를 예약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시장에서 식재료에 관해 설명하는 호스트 (좌) / 절구질에 열중하는 아빠 (우)
▲ 방콕의 찐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암 쿠킹 클래스

방콕 시내에서의 일정을 뒤로하고 하루는 파타야에서 호캉스를 즐겼다. 여기서도 아빠는 물 만난 고기처럼 즐거워하셨다. 어린 시절 물놀이를 갔을 때 미처 보지 못했던 아빠의 모습을 이제야 본 것 같았다. 바다에도 들어갔다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오빠와 함께 엄마를 물에 빠뜨리고는 신나 하는 아빠의 모습은 영락없는 초등학생이었다. 새삼스레 아빠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찡했다.

▲ 바다로 걸어가는 아빠의 뒷모습 (좌) / 엄마를 물에 빠뜨리려 장난치는 아빠와 오빠 (우)



태국의 속살을 보여준 보트 투어와 시암 니라밋 공연


여행 마지막 날은 방콕 시내의 숨은 명소를 보트를 타고 다니는 에어비앤비 가이드 투어 체험으로 예약했다. 모두가 가는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이 어떻게 사는지를 보고 싶었는데, 이 체험은 그동안의 투어 중 가장 ‘로컬’스러워서 만족스러웠다. 사원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그 사이사이에 있는 방콕 시내의 수상가옥과, 태국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가이드 덕분에 그간의 방콕 여행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어린 시절 내 기억의 오빠는 낯가림이 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말수 적은 아이였다. 그런데 방콕에서 발견한 오빠의 모습은 내가 알던 수줍은 소년이 아니었다. 가이드에게 영어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가이드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오빠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다.

▲ 보트 투어를 통해 가까이서 보게 된 태국 사람들의 수상생활

저녁에는 태국 민속 마을(Thiland Cultural Centre)에서 하는 ‘시암 니라밋(Siam-niramit)’이라는 공연을 보았다. 방콕에서 유명한 관광 코스였다. 본 공연 전에, 마당에서 간단한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저기 좀 봐. 쟤 저기서 뭐하니?”하는 엄마의 말씀에 고개를 돌아보니 오빠가 화려한 옷을 입은 태국 무용수들 틈 사이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이 갑작스레 발표를 시키자 울면서 집으로 돌아올 정도로 소심한 울보 소년이었는데 ‘같이 춤출 사람들은 나오라’는 이야기에 제일 먼저 나간 것이었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무대를 즐기며 춤추는 오빠를 보며 오빠에게 ‘저런 면이 있었구나’하며 새삼 놀라웠다.

▲ 분위기 최고였던 시암 니라밋 공연 (좌) / 적극적으로 나서서 춤을 추는 오빠 (우)



익숙한 가족과의 낯선 여행을 추천합니다


방콕 여행에서 가족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함께한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서로를 서로의 생각 속에 가두어왔던 것은 아닐까. 가장 오랜 시간, 가장 가까이에서 봤기에 다 안다고 자부했는데 가족의 낯선 모습을 발견하면서, 가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 한 명, 한 명에 대한 소중한 마음과 애정이 더 커진 것 같다.


빽빽하게 짜여진 패키지여행보다 에어비앤비 체험으로 느슨하게 즐긴 자유여행 덕분에 우리 가족 여행 스타일에 딱 맞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가족과 여행 계획을 세우며 설레어하고, 여행을 하며 즐거워하고,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이라는 존재가 더 돈독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추억이 많아진 것 같아 가족 여행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익숙한 가족에게서 낯섦을 발견하고 싶다면 에어비앤비 체험으로 익숙하지 않은 여행을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 가족의 낯선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가족 여행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니까요.
- 빨간 머리 앤


에어비앤비 체험 선택 TIP

- 에어비앤비로 숙박만 할 필요는 없다. 원하는 체험을 찾아보고, 신청해보자.
- 의외로 부모님은 ‘자유 여행’을 더 좋아한다. 여유로운 일정과 체험으로 색다른 여행을 즐겨보자.
- 가족 여행이라면 쿠킹 클래스를 추천한다. 한 끼 식사도 해결하고, 추억까지 만들 수 있다.
-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예약하면 해당 도시의 대표 체험 몇 가지를 메일로 추천해준다. 메일을 확인해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미리 알고 인기 투어도 예약해보자.




에어비앤비 작가, 비야

IT회사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취미이고, 결혼 후에는 빈티지 그릇 수집과 요리에 빠져 집순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브런치 @welcom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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