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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모하모 Oct 13. 2019

3. 나가며

다큐 큐레이션 – 다양한 시선을 보여준다는 것의 의미

어느 영화제나 다 비슷하겠지만 EIDF라고 해서 사실 항상 최선의 선택만을 해서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아닌 것만큼은 확실해보입니다. 극장에서 직접 영화를 봤을 때에도 취향의 문제를 떠나 ‘이걸 왜 굳이...?’ 싶은 선택의 영화들이 상영되는 경우들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말이죠. 게다가 설령 잘 고른 다큐멘터리 영화들이라고 해서 항상 설득력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로서는 좋은 다큐멘터리 영화이지만 이러한 다큐멘터리들이 TV로 상영될 때에는 얼마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도 있죠. 더군다나 극장에서의 집중을 전제로 하는 영화제의 다큐 영화 선택이 매 순간순간 시청자를 사로잡아야만 채널을 고정시킬 수 있을 TV의 선택에 무작정 끼어 맞추려는 시도는, 현실적으로도 이상적으로 맞지 않는 선택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화두로서 굳이 EIDF를 꺼내본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프로그램을 접하는 현 상황에서 ‘그럼에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선’을 보여줄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만큼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예컨대 건축이라는 화두를 TV 프로그램에서 던지기 시작한 EBS가 건축 다큐멘터리들을 도시 그리고 건축이란 섹션을 통해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배치하려고 시도했던 상황은, 그러한 고민들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비교적 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이 동시에 <건축 포럼>에 찾아왔던 2030들과 같이 미미하지만 어딘가 에서는 반향을 보여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고요. 무엇이 트렌드인지조차 점점 알기 힘들어질 만큼 흐름들이 세분화되기 시작하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무엇인가를 잡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한다는 것을, EIDF를 통해 EBS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부터 국제 영화제, 판타스틱 영화제, 여성영화제. 심지어는 올해 처음 개최되는 1인가구 영화제에 이르기까지 점점 다양한 이름을 가진 채 늘어나고 있는 영화제들은 그만큼 다변화되고 있는 다중의 관심사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택이 항상 옳을 수만은 없고, 낮은 타율 끝에 고전하는 경우들이 많긴 하지만, 그럼에도 급변하는 관심사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시도들의 일환이겠죠. 그리고 그런 흐름들을 잘 쫓아 가다보면, 어딘가에는 오직 우리만의 방식으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들도 분명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방향이 무엇일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함께 고민하다보면 분명 찾을 수 있을 파랑새일 겁니다.      


이번 달 모하모는 여기까지입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새로운 이야기들을 갖고 찾아뵙겠습니다. 


* 사진출처 : EIDF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ebs.eidf?ref=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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