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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골드 Feb 18. 2020

2020년에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은?

VC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많은 회사와 사업 아이템을 접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보력을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과정을 겪다보면, 어느 시장에 기회가 커지고 있는지, 반대로 어떤 시장은 크기나 성장세에 비해 과도하게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될 일이 많아진다.


어차피 정답은 없고, 누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좋은 아이템'이라고 하는건 굉장히 비약이 심한 표현이지만, 2020년에 본인이 관심 가지는 투자 테마 / 사업 아이템을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창업을 앞두고 있는데 사업 아이템을 고민 중인 팀이나, 피벗을 준비하는 팀들이 있다면 참고만 하시면 좋을 것 같다.


제목이 다소 어그로성인데, 어디까지나 그냥 개인적인 생각 ^0^. 순서는 아무 의미 없으며, 너무 tech-heavy한 아이템은 본인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배제함ㅎ



1. 인플루언서를 위한 플랫폼/툴


> 예를 들면?

미국의 Patreon, Cameo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Patreon은 인플루언서 혹은 크리에이터들이 열혈 팬층에게 월구독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서 고정적인 수입을 가져가게 해주고, Cameo는 단발성으로 팬 개개인들에게 미션을 받아서 영상을 찍어주고 추가 수입을 얻어가는 모델이다.

이런것 말고도, 유튜버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영상을 더 많이 제작/업로드 하고 편집자들을 줄이거나 안 써도 될 수 있게 도와주는 툴들도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왜?

이렇게 생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1)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수는 계속 빠르게 증가할 것이고, (2) 그에 따라 이들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시장도 치열해져서 레드오션화 되고, (3) Top-tier가 아닌 mid-tier의 수많은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들이 고정적인 혹은 추가 수입에 대한 니즈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MCN들은 시간이 갈수록 영향력이나 역할이 위축되지 않을지...

Cameo 서비스 화면 - 스눕독이 투자자이기도 하고 알바생(?)이기도 하다


2. 시니어 커머스/헬스케어


> 예를 들면?

50-60대를 위한, 시니어 인구에 특화된 스타일쉐어나 Wconcept과 같은 플랫폼이 생겨나지 않을까? 

또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은 많은데, 가장 건강에 케어가 많이 필요한 시니어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 플랫폼들은 부족하다. 건강 상태를 거의 자동에 가깝게 체크해줄 수 있는 기기나, 시니어분들 대상 돌봄서비스 플랫폼이라든지...


> 왜?

아래 사진 하나로 설명을 갈음하겠다.

더 이상의 자세하나 설명은 생략한다...

시장은 이미 크고, 더 커질텐데, 똑똑하고 젊은 팀이 쉽게 뛰어들지 않는 영역이어서 더 기회가 크다...


3. 비상장 주식 거래


> 예를 들면?

마켓컬리, 당근마켓, 무신사 등 핫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의 주식을 편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는 없을까?

미국에는 LTSE, Carta라는 업체들이 비상장 주식 거래소 런칭을 준비중이다. 국내에는 두나무가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런칭했고, '판교거래소'라는 곳이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코스콤도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한다. 


> 왜?

경기는 안 좋고, 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코스닥 시총도 크게 성장하지 않고 있는 반면, 창업과 VC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6조 원 정도 되었던 비상장 주식 시장 규모는 2020년에 벌써 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고, 아직 1위는 커녕 제대로 서비스를 시작한 곳도 많지 않은데, 1-2년 내로 여러 거래소들이 나타났다가, 4-5년 내에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서 거래소 3개 정도가 다 나눠가지지 않을까 싶다.

PSX 판교거래소 화면


4. PT 스트리밍


> 예를 들면?

미국의 Peloton, Mirror 같은 모델이다 (특히, Peloton은 2019년 예상 매출이 $1.5 billion...). Peloton은 IoT 모듈과 스트리밍 영상을 볼 수 있는 태블릿이 탑재된 실내자전거를 판매하고, 스타 강사들의 Indoor cycling 영상 등의 컨텐츠를 월구독으로 판매한다 (Fitness계의 Netflix라고도 불린다). Mirror라는 업체는, 스마트 미러를 통해 마찬가지로 스타 강사들을 바로 앞에 두고 직접 운동을 배우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2가지 모델 모두 다음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1) Live Streaming (혹은 live streaming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Contents, (2) 그냥 맨손 체조가 아닌 동작과 운동량 등을 교정받고 측정할 수 있는 쌔끈한 device.


> 왜?

운동/PT/헬스 시장은, 규모에 비해 가장 덜 digitalize 되었던 시장 중 하나이다. 특히 국내 헬스장들은, 높은 초기투자비와 고정비로 인해 70%가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과연 5년 뒤에도 사람들이 다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할까?

이미 홈트의 열풍으로 다노, 눔, 그리고 수많은 유튜버들의 컨텐츠를 보며 운동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실제 헬스장에 가서 코치에게 강습을 받는 경험과는 거리가 멀고 어디까지나 과도기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한국에도 Peloton과 Mirror 같은 업체가 곧 나올 것.

Peloton으로 운동하는 모습


5. 1인 셀러들을 위한 Tool


> 예를 들면?

1인 셀러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물건을 팔고 계시는 수 많은 영세한 seller)들의 오퍼레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들. 판매 상품의 선정, 상품 소싱 혹은 제조, 쇼핑몰 구축, CS 대응, 마케팅, 판매, 물류 (풀필먼트) 등 많은 오퍼레이션과 노가다가 들어가는데, 이를 도와주는 서비스들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이미 쇼핑몰 솔루션쪽은 red ocean이지만, 나머지 영역들은 기회가 커 보인다. 상품 소싱부터 CS 대응, 판매, 물류를 모두 one-stop으로 도와주는 B2B 서비스가 나오면 잘 될 것 같다.


> 왜?

E-commerce가 롱테일화 되고 있다. 즉, 개별 업체당 매출은 줄어들고 있고, 1인 혹은 중소 셀러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주변에 친구 와이프들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옷/가방/악세사리 파는 일이 매우 빈번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분들은 대부분 하루종일 택배 포장하고, 댓글 달고, 고객 문의에 대응하는 등의 일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런 일들은 분명히 효율화 될 수 있는 영역들이고, 규모의 경제가 발생 가능한 부분이다.


6. 컨텐츠 Aggregator


> 예를 들면?

중국의 Jinritoutiao (MAU 1.5억에 연매출 2조...), 인도의 Dailyhunt (1.6억 다운로드) 둘 다 뉴스앱으로, 이런 컨텐츠 Aggregator 모델로 볼 수 있다. 단순히 뉴스들만 모아서 큐레이션 및 추천해주는 뉴스앱 이상으로 한국에서는 더 재미있는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영상(=유튜브),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두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컨텐츠들은(뉴스, 블로그, 카페, 디시인사이드 등의 커뮤니티)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뿌려주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 왜?

(1) 일단, '뉴스=네이버'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즉 떠먹여주지 않게 된 이후로, 일반 유저들이 네이버에서 뉴스를 보기 매우 불편해졌다. (2)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컨텐츠를 너무나 많은 채널에서 소비하고 있다. (3) 하지만, 유튜브/인스타를 제외한 이 기타 채널들에서의 시간은 모두 합치면 꽤 sizeable 해지지만, 단독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과 지위는 갈수록 낮아진다. (4) 각기 다른 컨텐츠와 채널이지만, 취향과 관심사는 관통된다. 즉, 모아놓고 분석해서 떠먹여주는 것(추천)이 훨씬 수월해 진다. (5) 5년 뒤에도 유저들이 앱 7-8개에서 각기 다른 컨텐츠를 보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고, 3개 정도의 앱으로 정리되지 않을지.

이전에 국내에도 Vingle 같은 서비스도 있었는데, 소비하는 컨텐츠의 종류와 채널이 훨씬 다양해진 지금이 오히려 적절한 타이밍이었을수도...?


7. 전기차 서비스 및 인프라


> 예를 들면?

비용 구조가 좋은 전기차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들 (i.e. 카쉐어링, 셔틀버스, 법인 렌털 등), 그리고 전기차 사용자들을 위한 인프라 (i.e. 충전기, 방문 충전 서비스,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


> 왜?

전기차의 흐름은 필연적이다. 고객의 니즈도 중요하긴 한데 그것보다도 세계 모든 국가의 정부와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객 입장에서도 cost-efficient하기도 하다). 파리기후협약 이후로,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중 유럽은 25%, 중국은 20%가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경우 20%가 되려면 2030년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지만 (c.f. 지금은 약 0.1%도 안되는 수준),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200배 이상 클 수 있는 시장이 얼마나 있을까.

전기차 제조나 배터리 제조 쪽은 쉬이 창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보니 (그렇다고 어떤 아이템은 그렇겠냐만은) 논외로 하더라도, 관련 인프라 및 서비스 산업만 하더라도 중간만 하면 몇 십배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지?




1년 뒤, 3년 뒤, 5년 뒤 이 글은 다시 꺼내보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우스울까?
미래를 예측하는게 이토록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미래를 잘 예측하시거나, 예측과 별개로 미래를 그냥 직접 만들어버리는 창업가분들에게 존경심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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