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평균적으로 돌쯤부터 어린이집을 가게 되고 돌이 되기 전부터 어린이집에 가는 아기들이 많다. 그런 나라에서 이제는 36개월이 되어서도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가정보육을 하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주변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
주변의 반응은 2가지로 나뉜다.
"아직도 안 가?" 또는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지, 진짜 대단하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아직도 안 보내냐는 반응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면 사회성을 기를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워 오고 아이들이 성장한다." 라며
어린이집에 보낼 것을 권고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늦게 보내면 사회성도 부족해지고 그 시기에 배워야 할 것을 못 배워 아이가 바보가 된다." 라며
가정보육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사람들이 생기니 궁금한 것들이 생겼다.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어린아이들을 꼭 기관에 보내야 하는 문화와 정서가 생긴 건지
언제부터 아이를 엄마가 키우는 게 이상한 일이 된 것인지말이다.
나는 운 좋게도 육아휴직을 길게 쓸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무급이지만 장기적인 육아휴직을 하고 있고 아이를 돌보는 것이힘들지만 즐거운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렇게 길게 휴직을 하고 있는 내가 동료들이 보기엔 의아할 수도 있다.보통은 1년 정도 육아휴직을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내 주변에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직접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렇게 나는 특이한 사람, 유별난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육아에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내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였기 때문에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나 또한 성장할 시기에 주변어른들의 비슷한 걱정들을 들은 적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7년에 나와 나의 여동생을 홈스쿨링으로 키우셨다.
나는 대학을 가지 않았고 여동생은 고등학교를 가지 않았다.
주변 어른들의 걱정스러운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사회성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또래와의 생활, 단체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아이들이 그 기회를 잃는다.", "학교뿐 아니라 학원도 다니고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에학교를 보내지 않으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들을 가장 많이 들었다.
자세히 보면 지금 내가 듣고 있는 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은 정해진 틀 안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다른 사람의 일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정확하게 분석할 순 없지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길을가는 사람에 대해 따듯한 시선보다는 불안과 걱정스러운 시선 그리고 별나다는 시선을많이 보내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나와 내 여동생은 잘 성장했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도 가졌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고 자녀도 낳아 부지런히 키우고 있다.주변 어른들과 지인들이 걱정하던 사회성의 문제도 교육의 부재도 생기지 않았다.오히려 공교육을 성실하게 받은 그들의 자녀들보다 빠르게 사회에 나갈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기회들을 가질 수 있었다. 누가 잘났고 못났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공교육을 따라가야만이, 모두가 가는 길을 가야만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의지하는 우리 아버지는 교육학을 전공하셨다.자신이 가진 철학대로 자녀를 키웠고 그 교육 철학을 내가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들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사회성에 결핍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걱정하지 않는 이유
"사회성은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 뿌리는 내리는 것이다. 자녀가 부모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그 자녀는 어느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이유
"자녀가 부모와 즐겁고 다양한 추억을 쌓아놓으면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에 부딪히게 되더라도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된다."
배움이 부족할까 걱정하지 않는 이유
"자녀와 부모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자녀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되고 그런 심리적인 안정이 바탕되어야 학습이 가능하고, 학교를 가지 않음으로 주어지는 많은 시간을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배우고 싶은 것을 찾는데 투자할 수 있고, 누군가가 정해준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학습하는 사람이 된다."
주변에서 나에게 던지는 걱정들은 내가 겪었고 이미 해결했던 문제들이다.
그래서 나는 불안해하지 않고 힘들지만 돌아오지 않을 내 아이의 이쁜 시기를 함께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고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내가 가진 교육 철학대로 아이를 키워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