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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헤미안 Lyn Apr 06. 2020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가 없었다

프롤로그

  정확히 일 년 전 이맘때였다. 벚꽃이 만발하고 화창한 햇살이 그득하던 봄날의 어느 날 나는 회사에 완전히 질려버렸다. 그동안 참고 견뎌왔던 심신의 피로감과 스스로 과소평가해왔던 마음속 화가 화산이 폭발하듯 일시에 솟구쳐 올랐다.


"답이 없네.. 더 이상은 못하겠다."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생각이 다시는 지나치지 못하도록 머릿속 가득 박혀버렸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몸이 아프고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이런 내 상태를 감지조차 못한 회사는 끊임없이 업무를 부여했다.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못할 만한 나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말 내내 쉬고 와도 아침마다 면을 걸고 출근을 해도 전혀 회복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진짜 방법이 없어 보였다.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휴직을 했다.  




어느덧 1년이 훌쩍 흘러 또다시 벚꽃이 흩날리는 봄을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이번에도 벚꽃을 마음 편히 즐기지는 못하지만 지금의 나는 한결 건강해진 모습이다.


휴직기간 동안 시간은 예상대로 무척이나 빠르게 흘렀다. 때문에 그 시간의 속도에 문득문득 불안감이 엄습했으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어 주춤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잘 지냈다. 무엇보다도 안색이 좋아졌고 여기저기 아팠던 몸이 제 기능을 회복하고 있었다. 화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던 마음도 이제야 덜 출렁거리게 되었다. 거울을 마주하니 한결 편안해진 인상에 옅은 미소도 살짝 머금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몸과 마음을 단번에 힐링시킬만한 굵직하고 화려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소소한 일상이 채워져 있었고 그에 따라 나도 건강해졌다.



*사진출처: Pixabay-shell_ghost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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