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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풍 Jan 28. 2021

대학원의 추가합격자? 그게 나야

4. 대학원 등록과 포기는 한 끝 차이

 지난번에 내가 지원했던 3군데의 대학원의 원서 접수 방법 및 면접에 관한 얘기를 했었다. 나는 그 중에서 A대학원에 제일 가고 싶었는데 A대학원은 발표당일에는 떨어졌었다. 원서 접수할 당시 작성했던 이메일로 A대학원의 학과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예비합격 1번이라고 추가 합격할수도 있으니 준비를 하라고 했었다. 다만 추가 합격이 될 경우 등록금도 당일 날 내야하므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사전에 알려주셨다. 


 그리고 B대학원이 발표가 났는데 B대학원은 한 번에 합격을 했었다. 사실 B대학원은 집에서 학교도 가깝고, 약학대학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가는것도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 다만 내가 하고 있는 업무 관련 연구실이 크게 활성화 되어 있는 느낌이 아니었고(A 대학원이 내가 하는 업무 관련 연구실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상태였다)   , 교수님들도 은퇴 직전의 느낌이라서 활동적으로 연구를하고 논문을 작성할 수 있을지 조금 우려가 되었다. 그래도 A대학원은 추가 합격할 거라고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 학기 더 미뤄서 지원하면 2021년 초에 입학을 할 수 있는지도 불투명했기에 일단 등록을 했었다. (C대학원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떨어졌다. 여긴 애초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다.)


 남편은 내가 대학원에 합격했다고 기쁜 마음에 와인 한 병을 사왔었는데 술이 워낙 약한 양반이라 한 잔 먹고 잠들어버렸다. 사실 가장 원하던 대학원이 아니었는지라 합격은 했지만 한켠으로 마음이 크게 기쁘진 않았던터라 혼자 흥에 취해서 잠들어버린 남편이 미웠었다...하지만 남편은 이 때의 미움을 고마움으로 바꿔버는데..


 때는 결혼기념일 근처였는데, 여름휴가 시즌이라 회사 업무가 너무 많아서 좀처럼 하지 않던 야근을 계속 하고 있던 시기였다. 남편은 나름 기분을 내기 위해 결혼기념일에 반차를 썼는데(꽃이라도 사오려고 했다고 한다), 하필 그 전날 밤에 A대학원에서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었다. 절차로 제한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등록금 환불 및 이중 등록을 방지하기 위해 B대학원에 입학 포기 서류를 접수하러 가야했는데, 이 날도 내가 너무 바빠서 남편이 대리인 자격으로 포기서류를 접수해주고 돌아왔다. 남편이 포기 서류를 접수하자 마자 A대학원의 등록금을 납입했던걸로 기억한다. 이 날, 남편에게 엄청 고마워서 혼자 잠들어버렸을때 원망했던 마음이 조금 미안해졌다.. :)


 포기 서류를 바로 접수한다고 등록금을 환불해주지 않기 때문에, 졸지에 대학원을 두 곳을 등록하게 된 형국이었다. 갑작스럽게 천만원 넘는 현금이 필요했던 터라 A대학원 추가 합격을 들은 그 순간부터 혹시 몰라 모아둔 돈과 주식을 굴리고 있던 비상금까지 모두 빼서 겨우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사립대학교에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파트타임 신분의 학생이므로 하나의 지원도 없이 등록금 및 입학금을 내니 뭔가 아쉬웠다. 나는 대학교도 국립대를 다녔고, 그 조차도 국가장학금이나 기타 다른 장학금을 받아서 등록금을 거의 내본적이 없으므로 대학원이 이렇게 비쌀줄은 정말 몰랐다. 더 열심히 벌고, 모으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대학교에 입학할 때도 추가합격으로 입학했고, 제일 처음 직장도 입사할 때 추가합격으로 입사했었는데 대학원까지 이렇게 추가합격으로 입학할 줄 몰랐다. 뭐든 내가 가진 스펙 안에서 가장 최고의 조건으로 '문닫고' 입학/입사하게 되다니, 이것도 재주라면 재주인가.


 이 당시에는 어느정도의 금전적 여유(?)가 되고 학자금 대출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내가 가진 수중에서 최대로 노력해서 등록했었는데, 다가오는 2월에는 대학원 학자금 대출을 진행할 것 같다. 관련해서는 차차 이야기를 풀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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