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나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던 이곳에 혈혈단신 10년을 살았다. 20살의 패기만큼이나 열정적인 이 도시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이다. 이곳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인턴과 직장생활도 거쳤으며, 신앙생활도 시작했고 세례도 받으며 삶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게 된 곳이다.
성장과 기회의 꿈을 안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열정 넘치는 친구들을 만나 미래와 목표에 대해 치열히 고민했었다. 사회주의 국가체계를 유지하지만 개혁개방으로 서구의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이 태도가 상하이를 설명하기에 안성맞춤일터. 금융과 무역의 도시인만큼 다인종 다국적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뿜어 나오는 독특한 차이나이코노미는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덩샤오핑 주석이 내세운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不管黑猫白猫,能捉到老鼠就是好猫。”)이 상하이를 대변하는 문장이라고 느낄 만큼 상하이는 중국이지만 중국 같지 않은 유연함과 수용성이 큰 도시다.
"중국의 과거를 알려면 베이징으로 가고, 중국의 미래를 알려면 상하이로 가라."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멈추지 않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상하이가 나의 청년의 시절과 닮아 있어 더더욱 애정이 많다. 큰 꿈을 그리게 하고 도전하고 실패해도 털어낼 수 있었던 아름답고 치열한 도시.
귀국 후, 그 해 말 코로나19가 시작되었고 지난 4년 동안 가볼 수 없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나의 애정과 사랑이 가득한 곳으로. 기다려라 상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