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처음에는 대가가 있는 법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잖아,
완벽하지 않지만 뭐 어때,
이것도 다 경험이지
세부 한 달 살기를 계획하면서 블로그와 카페를 검색하며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서툴지만 하나씩 도전한다. 여행 왔으니 필리핀을 느끼기에 사람들이 추천하는 방법을 나도 도전해 보고, 맛집도 도장 깨기처럼 하나씩 해본다.
동남아에서는 그랩(어플이름)이 발달이 잘 되어있어서 택시 타기, 마트에서 물건 주문하기, 식당에서 음식배달 등을 이용할 수 있어서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학원을 아침에 가서 오후 4 시즘 마치고 돌아와서 점심은 학원에서 먹고 오기에 한숨 돌리고 쉴 수 있다. 저녁은 그랩이나 택시를 타고 밖에 나가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세부에는 퇴근시간에 교통 정체 상황이 많아 차가 밀려서 나가고 오고 하면 밤이 된다. 아직 필리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밤이 늦어지면 왠지 모르게 무서움이 따라다녀서 늦게는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밤 9시는 넘기지 않고 들어오려고 했다. 아빠가 없이 밤늦게 택시 타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해외여행의 첫 번째 순위는 언제나 나는 ‘안전’이다. 총기 소유가 가능하고, 우리가 외국인이니 언제든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에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할 때 안심이 된다. 겁이 많은 것도 맞지만 언제든 조심하는 건 나쁘지 않죠!
그래서 택한 방법이 그랩 푸드를 이용해서 먹고 싶었던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방법이다.
세부시티에 아얄라몰에 가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고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있는 casa verde 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스페인어로 ‘녹색 집’이라는 의미로 간판도 녹색이다. 아얄라몰 3층에서 밖으로 나가면 찾을 수 있다. 여기가 폭립이 너무 맛있다고 해서 고기 좋아하는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한국에서는 폭립 레스토랑에 가면 꽤나 비싸게 주고 먹을 수 있지만, 여기는 폭립과 샐러드를 세 명이 많이 먹어도 3만 원이 안 나온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비큐 백립 이 인기인데
샐러드와 같이 먹어야 맛이 더 좋다. 주문하면 생각보다 오래지 않아 음식이 나온다. 필리핀 스타일은 오래 기다려야 해서 10분 , 15분 기다리는 건 짧게 기다리는
거였다.
오늘도 애들이 학원에서 와서, 집 앞 풀장에서 1일 1 수영을 마치고 배가 고프다고 하며 먹을걸 미리 준비하라고 한다. 입맛이 까탈스러운 아이도 잘 먹는 립을 주문하려고 그랩을 켰다. 세부시티 근처에서는 그랩으로 카사 베르데 레스토랑에서 주문해서 먹을 수가 있는데 립을 주문하려고 메뉴를 보다가 필리핀 스타일 프라이드립을 누르고 주문하기를 했다.
그리고 다시 취소하기를 눌러보려고 버튼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랩 취소하기는 미리 블로그나 카페에서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한참 후에 검색하니 취소방법이 있어서 고객센터 도움을 요청해서 매장에 확인을 해보았지만, 음식은 조리가 되고 있는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백립을 주문했다.
(메뉴에서 Brian’s rib 을 주문하면 된다. )
두둥
그렇게 도착한 튀긴 립은 애들은 물론 거들떠도 보지 않고, 튀김옷 안에 살을 뜯어내서 내가 먹었다.
여행에서 완벽한 계획대로 실수 하나 없이 집에 돌아간 사람이 있을까? 미리 모든 걸 안다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진진하고, 새로움에 대처하는 나를 보며 상황대처 능력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게 될 수 있는 게 여행의 선물이다.
필리핀 스타일 튀긴 립을 먹으며, 난 오늘도 쓸거리를 찾았다고 작가모드로 웃음을 지었다.
누구나 시행착오가 있지.
나의 실수에 웃으며 넘어가며
다른 이의 실수에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배운다. 필리핀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