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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민 Aug 03. 2020

오답 앨범



사진엔, 혼내듯 불던 바람은 마치 없었던 일처럼, 여행하기  좋은 온도였던 것처럼, 행복 가득하고 짜증 한번 없었던 것처럼, 헤매던  따윈 없었던 것처럼, 기록돼 있었다.


고의로 미화했고 거짓을 작정했다 말할  없지만 때때로 보인 미성숙한 나의 태도는 기록되어 있지 않았음엔 틀림없다. ‘오답 앨범이란 것이 존재해도 좋을까. ‘오답의 사진 있다면 어떤 형태일까. 오답의 사진을 찍을 용기가 있을까. 엮어내 반성할  있을까.


집을 나선 지  분도 안돼서 바지부터 신발까지   젖은 채로 걸어가는 길에 이 같은 축축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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