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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 Aug 16. 2024

모국어에 갇힌 나 구하기

프랑스에서 쓰는 일기




3 Juillet, 2024



모국어에 갇힌 나 구하기


우리팀은 8명이고, 나를 포함해 4명이 비불어권 출신이다.

우리는 모두가 동시에 소통하기 위해서 주로 영어로 대화한다.

그런데 영어권 출신은 한 명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모두 제2외국어로 대화하는 거다.


나를 포함해 팀원 모두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그다지 편한 일이 아니다.

다들 중간중간 정확한 단어를 고르는데 시간을 쓰는 일이 자주 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한국어로 대화할 때보다 영어로 대화할 때,

타자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진다. 더 많은 부분을 용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어로 대화할 때도 그랬다면 친구가 많았을텐데...



“당신이 사용하는 언어는 당신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테드 창이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 이와같이 썼다.


그러므로 제2외국어로 말한다는 것은 우리는 기존의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는 것과 다름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그것은 조금 더 열려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고, 누군가의 부족함을 보듬을 준비가 되어있다.


서른이 넘어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 거나, 이전과 다른 언어권에서 생활하는 일은 삶의 큰 환기를 일으킨다. 모국어와 시간의 관성에 갇힌 우리의 통념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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