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싹튼 감자는 청유형 어미가 되기로 했다

싹튼 감자는 청유형 어미가 되기로 했다 /올제



베란다의 감자야,

지금부터 잠시 눈을 감자

너는 이미 늙어 버렸고 우리는 이제 헤어지자

뺨에 남은 흙부스러기야, 밥풀처럼 하얀 꽃으로 피어나자

머리에 얼굴에 막 태어난 새싹이여, 너는 죽어서 어미를 살리자

멍든 보랏빛 줄기여, 병든 뿌리여, 헤어질 인연이면 어서 눈을 감자

눈물의 칼날을 갈아 너의 새싹을 도려내자

상처는 숨구멍, 남겨진 생은 하얗게 살자

주름살투성이 껍질을 벗고 하루만,

그래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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