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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들 Jul 31. 2024

이상한 꿈을 꾸었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    

 나는 어느 일본계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출근하는데 높은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사람들이 벽 아래쪽에 쥐구멍처럼 뚫려있는 지름 한 80센티쯤 되어보이는 구멍으로 기어서 들어갔다. 

  나도 따라들어가니 계단이 있었고 다음 층에서 또 그 쥐구멍을 통과해야 했다. 구멍을 통과한 후엔 옷에 돌가루들이 묻어서 옷을 툭툭 털어야 했다. 옷이 다 버렸다. 

  겨우 교실같이 생긴 사무실에 앉았다. 책상 위엔 수학 문제집이 있었다. 삼각형과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기호들과 x, y 등등의 암호같은 문제들이 주르륵 적혀있었다. 나는 열심히 풀었지만 풀 수 없었다. 아, 이 회사를 다녀야 하나. 꿈에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밖은 서울의 어느 번화가 같은 거리였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날씨 탓인지 사위가 어둑했다. 극장이나 유흥가처럼 보이는 불빛들이 반짝였다. 나는 비를 맞고 걸었다. 

  카페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비를 맞으며 나는 서글픈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려했다. 지금 현실에서 나의 상황과 방황하는 나의 마음을 아는 유일한 친구다. 그러나 핸드폰에서 친구의 이름이 검색되지 않았다. 나는 핸드폰 화면에 손가락으로 친구의 이름을 계속 썼다. (?) 여러번 반복해도 친구에게 전화가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 눈을 떴다. 시간은 7시18분. 또 늦잠이었다.      

가끔 나는 꿈을 꾼다. 

20대 취업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꿈. 

그 시절의 조급함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꿈 속의 나는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나는 또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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