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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무비 Apr 19. 2021

영화 <어른들은몰라요>

외면해왔던 사회의 사각지대






불편하게 다가오는 현실의 민낯





18세에 임신을 해버린 '세진'(이유미)은 무책임한 어른들에게 외면받고 친구의 죽음을 겪고 아이를 지우기 위해 집을 떠난다. 길을 떠돌다 가출한 지 오래된 동갑내기 '주영'(하니)과 우연히 만나게 된 세진, 둘은 절친한 친구가 된다. 주영은 세진이 아이를 지우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방법을 찾아보지만 미성년자인 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위기의 상황에서 세진을 구해준 '재필'(이환)과 신지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시대는 변해도 세대는 변하지 않는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나는 그런 영화가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애써 외면하는 사회의 가장자리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환 감독의 영화가 돌아왔다. 영화 '박화영'으로 사회에 큰 이슈를 불러왔던 이환 감독은 좀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다시 한번 사회에 현실을 이야기한다.


10대 임신, 음주, 담배, 폭력, 자해, 마약 단어만 봐도 정말 자극적인 이 키워드를 녹여낸 이 영화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영화 속 잔인하고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은 나를 화나게 하면서도 슬퍼지게 만들었다. '좋은'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도덕정신은 어느새 '그냥'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서 잊혀지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청소년들의 행동들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었나? 하고 생각했다. 그저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외면하고 살았던 나는 점점 '비겁한'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 어중간한 존재



"힘들어? 앞으론 더 힘들어"


'청소년' 참 애매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리광을 부리기엔 '어린이'가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하기엔 '어른'이 아닌 참 어중간한 나이 '청소년'. 그래서 더 어렵다. 사회의 기준에 벗어난 청소년들을 비행청소년이라고 한다. 잘못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사회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은 없다.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이 '비행'이 아닌 '비상'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의 의무가 아닐까.


청소년들을 더 사회의 가장자리로 사각지대로 내모는 것은 우리의 편협한 시선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마지막 발버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들은 어떠한 기분이신가요



"우리도 살아야 되잖아요."


영화를 보는 내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속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기분이었다. 세진(이유미)의 웃음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감정들을 느꼈다. 엔딩 장면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세진의 모습과 함께 들려오는 빈첸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는 흔들거리는 세진의 모습과 어우러져 더 깊어진다. 세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들의 삶을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다. 내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그들을 공감해서가 아닌 외면하고 있던 내 모습을 직면해서다. 나는 어떤 어른인 걸까 수없이 고민하면서도 답을 도출해낼 수 없는 것은 이기적으로 살면서도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나 때문이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하자. 세상을 외면하는 비겁한 어른이 되지는 말자




당신은 어떤 어른인가요?



한줄평 : 사회의 가장자리 그곳에 방치된 어른들의 이기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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