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일기, D+96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주문도 가끔씩 들어왔다. 아직은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지만, 내가 설정한 검색 키워드를 검색하여 내가 올린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초보 셀러로서 어떤 아이템을 찾아 소싱을 할 것인지, 검색광고나 SNS를 통한 광고는 어떻게 하는지 등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하나 하나 배워가는 것 또한 재미있다.
오늘은 직접 사입한 물건을 고객에게 직접 발송하는 작업을 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할 때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위탁과 사입이다.
위탁
위탁은 물품의 발송을 다른 업체에게 맡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스토어로 주문이 들어오면 A라는 업체에게 발주를 넣는다. 그럼 A라는 업체에서 고객님께 직접 물품 발송을 진행한다. 위탁의 장점은 단연 재고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물건을 쌓아놨는데 잘 팔리면 다행이지만 안 팔린다면 보관 비용에 자리도 차지하게 된다. 위탁은 재고를 내가 관리할 필요가 없고 A라는 업체에서 재고를 관리하기 때문에 팔리든 안 팔리든 나에겐 재고 부담이 없다. 다만, 유통 단계가 증가하면 물건의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처럼 위탁일 경우 물건의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A라는 업체도, 나도 마진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위탁의 또 다른 장점은 포장을 내가 직접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포장을 직접 하려면 물건 크기에 맞는 박스나 택배 봉투, 그 밖에 포장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해야 한다. 박스나 봉투 같은 포장재들도 내가 소량으로 구매하려면 가격이 비싸진다. 그리고 꼼꼼하게 포장을 직접하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위탁은 이런 과정들이 필요하지 않다.
사입
사입은 내가 중국 등에서 물건을 직접 사다가 고객에게 직접 발송하는 방식이다. 사입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해 마진율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떼어 오는 물건은 값이 매우 저렴해 다양한 물건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량 중 중국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만 봐도 온/오프라인 시장에 얼마나 다양한 중국 물건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입을 하면 대신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재고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을 도매로 파는 업체에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소량 구매도 가능하다), 마진율이 다소 낮아진다.
초보 셀러로서 나는 위탁의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스토어를 열자마자 주문이 짠 하고 많이 들어오면 당연히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건을 위탁 판매로 진행하고 있다. 물건들 중에서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소량 사입을 해볼만 한 물건은 소량으로 사입해서 직접 발송을 해보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새삼 깨닫는 것은 모든 일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곳을 보면 월 몇 천을 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하면 100% 성공한단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는 것이고, 내가 그것을 취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그 사람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견고하게 매출이 나오는 업체들을 보면 대부분 단계를 밟아가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나도 그렇게 성장해나가고 싶다. 어려워도 꾸준히, 차근차근, 성장의 계단을 오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