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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잉래빗 Jun 22. 2023

아침 산책길

나의 퇴사일기, D+141

요즘은 아침 6시 30분~7시 사이에 한 번씩 산책을 나간다.

강아지를 입양한 뒤로 하루 3번 산책을 나가는데 해가 떠오르고 한참 뒤에 나가면 강아지도, 나도 더위로 지치기에 조금 일찍 집을 나선다.

회사를 다녔을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움직이기에 피곤하지만 체력은 오히려 좋아지는 것 같다.




아침 6시 30분에 천변을 따라, 또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친다.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학교 가는 학생들, 아침부터 부지런히 상점을 여는 사장님들, 천변의 무성한 풀을 제초하는 작업자들, 그리고 산책을 나오신 머리가 희끗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여러 사람들과 마주하며 나도 이들과 같이 생에 한가운데에 있음을 느낀다.


어쩌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습기를 머금은 공기나 갓 깎은 풀에서 나는 산뜻한 냄새도 느껴진다.

여름 햇살은 따갑고 강렬하지만 어떨 때는 포근하기도 하다.

더위에 지쳤을 때 만나는 시원한 그늘은 오랜만에 고향 친구를 우연히 본 것처럼 반갑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먹고 싶은 빵 한 조각을 굽는다.

산책 후 지쳐 자기 앞발에 얼굴을 올려놓고 곤히 자는 강아지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동글동글 잘 빚은 인절미에 콩 3개가 박힌 듯한 귀여운 얼굴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침 산책은 내 루틴이 되었다. 아침 산책은, 그 안에서 마주하는, 어쩌면 평범하지만 다채로운 장면들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소소한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의식이다.


오늘 하루도 평온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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