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바람직한 자세
최근 몇 년 동안 12월 31일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일부러' 갖기 시작했다.
일기를 쓰고, 한 해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새해 다짐을 적었다.
아이를 낳은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쉴 틈 없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새해가 오는 게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12월 31일과 1월 1일이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육아 휴직을 하고, 인생에 쉼표를 찍고 보니,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엄마, 아빠, 언니, 남동생과 살았던 그 시절에는, 우리 가족은 12월 31일에는 꼭 케이크를 샀다.
그러고는 같이 거실에 모여 앉아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새해 카운트를 함께 하며 새해를 맞았다.
서로를 한 번씩 안아주고, 새해 덕담을 나누었다.
그때는 우리 집이 얼마나 따뜻한지 잘 알지 못했다.
풍족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날들을 챙기며 마음을 나누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던 우리 집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와 다른 문화를 가진 집에서 자란 남편은 의미 있는 날들을 챙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리 집이 그랬던 것처럼 12월 31일에 케이크도 사보고, 새해 카운트도 함께하자며 남편의 손을 잡았지만, 좋아하기보다는 어색해하는 남편을 존중하기로 했다.
섭섭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다 보니, 더 이상 새해가 오는 것이 기쁘지 않았다.
새해를 의미 있게 맞이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슬펐던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새해를 기쁘게, 티 나게 맞이해야만 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나 스스로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남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나에게 의미 있는 일들로 인생을 채워가야 하는 것이다.
그때부터이다.
나를 위한 새해맞이를 시작한 날말이다.
이번에는 2021년을 기쁘게 맞이하는 의미로, 1월 1일에 읽을 책을 주문했다.
새해 다짐과 가장 어울리는 책을 고민에 고민을 해서 찾아내어 주문 후 나의 책장에 꽂아 두었다.
새해에는 나를 더 많이 사랑하기를,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는 겸손함을 가지기를,
나의 주위에 마음을 나눌 줄 아는 따뜻함을 가지기를,
친절함의 가치를 알고 행하는 자세를 가지기를,
그리고 반드시 올해보다 더 행복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