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지원 May 31. 2023

진짜 친구

보헤미안 랩소디

진짜 친구 : 소소인문 온라인 글쓰기 모임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친구라는 말을 너무 남발했었다. 내가 친구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같은 반 아이들을 친구라고 칭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들이 모두 나의 친구는 아니었다. 같은 반이었을 뿐. ​대학교 때도 마찬가지. 같은 목표로 같은 과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기이지 친구는 아니었다.


​'친구는 아니었다'라고 말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친구'의 틀이 있다는 의미다. 지금 나의 친구들을 생각해 보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물리적 거리도 중요하지 않다.


​내가 상대를 믿는가?

호감을 느끼나?

함께 있으면 편안한가?

만나고 헤어져 오는 길에 마음이 어떤가?


​이 질문들에 'yes'라고 한다면 나의 친구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친구이기를 원한다면 이 질문에 'yes'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생각하는, 상대가 원하는 '친구'의 의미가 나와 완전히 같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 질문의 범주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라는 인물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무대에서 환호를 받다가 공연이 끝난 적막함을 힘들어하는 그의 마음이 얼마나 공허했을지 알 것 같다. 삶에 거품이 많을수록 요란할수록 진짜가 아닌 것들이 주위에 쌓인다. 때로는 스스로 원해서일 때도 있고 주위에서 그렇게 조성해 가는 때도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으면 삶이 단순해진다. 어떤 순간에도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듣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머큐리가 파티를 열고 시끌벅적하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그의 진짜 친구들은 그곳에서 오래 있는 것을 힘들어하고 떠난다. 프레디는 단지 외로웠고 표면적인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그저 혼자 있지 않는, 시끌벅적한 시간과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진짜 친구'는 우선 자신이어야 한다. 홀로 있는 그 적막하고 고요한 시간에 자신과 시간을 보내며 내면을 돌아보고 부유하는 감정과 생각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와 친하게 지내야 한다. 그런 후에야 타인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나도 누군가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따로 또 같이'가 되는 사이라야 건강하다.


https://m.blog.naver.com/dove7522/223066247320


매거진의 이전글 ‘안다’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