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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골책방 Apr 17. 2020

매끄럽게 유지되는 인간관계의 기술.1

이해와 오해, 한 끗 차이

“힘이 세잖아요? 잘해봐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문서를 결재받으러 갔을 때

상사로부터 들은 말이다     


대뜸, 힘이 세다니, 무슨 뜻이지?   

 

“아,,, 제가 잘 먹긴 하지만 그렇게 힘이 세진 않습니다만...”

당황해서 얼버무리며 그 자리를 나오고도

무슨 뜻으로 내게 그리 말했을까를

한참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 내가 많이 먹는 것을 봤나?

언제 내가 짐을 나르는 것을 봤나?

발령받아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사는 

나와 대면한 적이 거의 없는데

내가 힘이 센지 안 센지 어떻게 아냐구? 

괜히 기분 나빠!  


그런데

나의 궁금증은 꽤 시간이 흐른 뒤

우연한 기회에 저절로 해결되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는 것이 많아지고 힘이 세집니다.

여러분도 책을 많이 읽어 힘센 사람이 되세요.”

청소년 독서프로그램의 여는 인사말로 상사는 그렇게 말했다.     


아!

사서인 내가 책을 많이 읽을 것으로 생각하고

힘이 세다고 비유했던 것이구나.

뭐야? 그럼 기분 나쁜 말이 아니었잖아!        

  

인간관계에서의 이해와 오해는 결국 한 끗 차이다.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서도

어떤 때는 꽃비인 것 같았다가

어떤 때는 꽃눈인 것 같으니 

    

이해에서 오해로

오해에서 이해로

봄바람처럼 살랑대는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마음을 묶어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매번 오해할 수도 없으니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를 쌓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책을 많이 읽어’라는 앞말을 싹둑 잘라먹는

말주변 없는 상사를 겪어볼 때

이해의 길이 넓어지기도 

오해의 폭이 커지기도 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신뢰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니까.


이와 오.

마음에서 모음 하나 바꾸는 

그 작은 일 하나가

자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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