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무지무지 눈이 내리고 얼어붙었던
모처럼 겨울다웠던 겨울에
눈 그친 뒤 햇살에 눈이 녹은 자리
낙숫물이 다시 얼어 투명한
그 자리에서 두 번 넘어진 이 후로
내 눈에 날파리가 날아왔다
잇몸과 맞닿은 틀니에게나 느낄
이물감까지 견딜 만해지면
맨날 미세먼지에 시달린 두 눈에
날파리의 춤은 시야를 가리기는커녕
아름답거나 멋진 정도는 아니지만
봐줄 만하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진짜 견디기 어려운 것은
내 눈에 날아온 날파리가 아니라
매일 뉴스에서 만나는 무수한
똥파리가 앵앵거리는 소리다
그처럼 꼴불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내 눈에 날파리는 별 일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