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사용량이 늘어난 독서가의 글쓰기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에 서평을 올리고 있습니다.
내용은 비슷비슷하지만 인스타에 올릴 때는 가능하면 짧게 축약해서 올리려고 노력해요.
서평을 쓸 때는,
읽고 나서 개인적 호불호에 따라 긍정적인 서평을 쓰거나 가끔 혹평을 쓰기도 해요.
그런데 요즘엔 제 마음대로 쓰기가 조금 눈치가 보이네요.
요즘엔 글을 쓰는 작가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작가들도 인스타 정도는 다 하더라고요.
서평을 쓰며 작가의 이름을 호출하면 네이버 블로그에 와서 공감을 눌러주고 가는 작가님. 세 번 언급했는데 세 번 다 공감을 눌러주고 가셨어요. 브런치에는 그런 경우가 없는데 인스타가 유독 심합니다.
인스타 피드에 서평 내지는 짧은 소감을 올리면 작가님들께서 하트를 누르고 가십니다. 요즘엔 인스타 마케팅이 가장 활발하잖아요. 인스타가 팬들과의 가교 역할도 하고요. 인스타를 이용하는 작가님들이 많으세요.
그러다 보니 슬슬 눈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글을 쓰는 작가들도 감정이 있을 테니 불호나 악평으로 글을 쓰면 상처를 받는 건 아닐까. 내가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상처를 줘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찾아오더군요. 글쓰기가 자유롭지 못하니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하나 고민이 돼요.
저는 미움받을 용기는 있지만 속으로 끙끙 앓는 스타일입니다. 누군가 제 글을 보고 악담을 퍼붓는다면 많이 상처 받을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공감 능력이 올라가죠. 타인의 감정에 자주 동화되기도 하고요. 역지사지는 책을 읽고 나서 제가 자주 하는 행위입니다.
'아, 아무래도 상처 받을 것 같아.'
그리고, 내가 과연 한 권의 책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게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저는 아직까지 그런 경우가 많이 없어 자유롭게 써 내려갔던 것은 아니었나 되돌아봅니다. 제 글을 읽었던 분들께선 제게 악플이나 악평을 해주는 경우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악플이나 악평을 환영한다는 뜻이 아니고요. 여전히 두렵습니다. 저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그래서 몰랐던 거죠.
책을 읽었다고 상처 낼 권리까지 부여되는 것은 아니었는데 몰랐습니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요. 서평이란 것은 제가 책을 읽고 호불호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으니까요.
칭찬일색이면 발전이 없지 않을까?
그 생각도 해봤습니다. 제 경우로 보자면 칭찬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발전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요. 상대성 원리죠. 타인의 삶을 반추하며 자주 반성하고 노력하고 변하고자 애를 쓰는 저를 봅니다. 작가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들도 사람이니까요. 혹평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을 낼 수 있고, 더 안 좋은 작품을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좀 어때요. 하는 마음이 드는 아침입니다.
상처를 내기보단 예쁜 것만 보려고 노력해봅니다.
책 한 권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 한 줄의 글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그 한 줄의 글로 얻은 영감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제 글도 예쁘고(예쁜 마음으로 쓰는 글이니까), 내 글을 읽어준 작가의 입꼬리도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으로 글을 쓰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