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을 읽고
장르: 에세이
이 책의 MBTI: ENFP
양다솔 작가가 아니라면 누가 이토록 따뜻하고 유쾌한 가난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에 대한 책이라서 독자는 결코 이 책을 읽으면서 가난해질 수 없다. 왜냐하면 양다솔 작가는 항상 풍요롭기 때문이다. 금전적으로 풍요로워서가 아니라, 금전 없이도 풍요로운 방법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금전적으로는 하나도 가난하지 않으면서 가난한 마음을 안고 내려간 춘천 어느 아늑한 북스테이에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이유 덕분에 나는 덜 가난해질 수 있었다. 어두운 미래를 블랙코미디로 만드는 마법은 내 누더기 옷을 무도회 드레스로 만들어주었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말하길, 현대인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무능하다. 타인이 길러준 채소와 육류를, 타인이 만든 차에 타인이 운전해서 유통을 해주고, 타인이 조달해 준 에너지에 의존해서 요리를 해 먹는다. 즉, 타인이 제공해 주는 노동 없이는 한 달도 생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더 많은 노동을 외주화 하기 위해 점점 더 무능해지고, 더 가난해진다.
양다솔은 다르다. 드넓은 마당 없이도 빌라 앞 화단에서 채소를 기르고, 직접 팥을 쑤어서 팥빙수를 해 먹고, 도시락을 싼다. 물론 타인과 나누는 공동체 의식을 실천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양다솔이 특히 풍요로울 수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나누기 때문이다. 먹으면 먹을수록 줄지 않았던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양다솔이 나누면 나눌수록 읽는 사람의 마음은 줄지 않고 차오른다.
이런 분들,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읽어보시는 건 어때요?
빈곤한 일상을 자조하고 있는 분
풍요로워 보이는 타인에 대한 시기로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는 분
그냥 웃고 싶은 분
Photo by Juliette Dickens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