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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J Kim May 27. 2019

홍콩의 Happy Hour & Free Flow

홍콩 생활

홍콩은 물가가 비싼 만큼 술값도 역시 비싸다.

물론 마트에서 파는 술은 싸다. 여기서 비싸다는 것은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마시는 술을 말한다.

보통 맥주 한 잔에 70~100 HKD 정도 하고 (1~1.5만 원 정도), 소주가 없으니 우리나라에서처럼 취할 때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란콰이펑 같은 곳에 가면 세븐 일레븐에서 술을 사다가 길거리에서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물론 자주 그랬고.

LKF 근처의 광장에서 술

대신 'Happy Hour'나 'Free Flow'같은 좋은 방식이 많다.

'Happy Hour'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데, 사람이 많이 오지 않는 조금 이른 시간대에 술 값을 반값으로 해주거나 1+1으로 주는 행사이다. 보통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많이 하는데, 란콰이펑이나 많은 술집들은 9시까지도 'Happy Hour'를 해준다. 돈이 많지 않은 학생 신분이다 보니, 술집에 가면 항상 'Happy Hour'가 적용되는지 먼저 물어보고 입장을 했다.

대부분의 술집이 'Happy Hour'가 적용되니, 그냥 괜찮은 술집이다 싶으면 알아서 찾아가면 되는데, 내가 특히 자주 갔던 곳은 Central 쪽에 있는 'Mr. Wolf'라는 곳이다. 센트럴에 있는 ZARA와 COS 근처에 있는 바 겸 레스토랑인데, 분위기도 괜찮고 맥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술들을 'Happy Hour'로 해줬다.  

Mr. Wolf Happy Hour

이런 분위기인데, 일주일 내내 3시부터 9시까지 'Happy hour'라 우리 같은 학생들이 낮술을 시작하기에 딱이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테이블은 'Happy hour' 손님은 못 앉고, 음식을 시키는 사람들만 앉을 수 있다. 우리는 보통 안주 없이 바나 테라스에서 술만 마셨다.

 


'Happy hour' 하면 생각나는 곳이 또 하나 있는데, 완차이 쪽에 있는 Stone Nullah Tavern 이라는 곳이다.

2016년 8월에 내 생일 파티를 여기서 했었는데, 1년 후 이 근처 회사로 입사하게 되어, 그렇게 자주 가게 되는 곳이 될지, 그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기도 분위기는 여느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아주 재미있는 시스템이 하나 있다.

5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 'Happy hour'인데 여기는 특이하게 5시에 주인이 종을 치면, 정해진 맥주나 와인이 단돈 1 HKD이다. 우리 돈으로 한 잔에 150원 정도밖에 안 하니, 부어 마실 수밖에 없다.

Stone Nullah 내부와 외부

대신 이후 매 20분마다, 술값이 두 배로 올라간다.

5시에는 1달러, 5시 20분에는 2달러, 40분 4달러, 6시 8달러, 6시 20분 16달러, 6시 40분 32달러...

거기다 내 생일이었으니, 여기저기서 주는 공짜 술을 받아먹느라 홍콩에서 거의 처음으로 만취를 했던 것 같다.

내가 왜 저 사슴하고 키스를 하고 있는지도 사실 기억은 안 난다. 아마 생일이라고 하니까 주인장이 저거랑 키스하면 뭘 준다고 했던 것 같은데.... 뭘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아마도 저 좋은 이벤트는 이제 없어진 것 같다. 솔직히 수익이 날 수가 없는 구조이기는 하다.

대신 100 HKD정도만 내면 두 시간 동안 술을 무한대로 마실 수 있는 Free Flow로 바뀌었는데, 그 정도도 충분히 좋은 조건이라 이후에 취직하고 나서도 자주 갔었다.


여기는 점심 때 식사도 할 수 있는데 뷔페식에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 샐러드나 간단한 햄, 피자 같은 것을 먹고 싶으면 나쁘지 않다.




'Free Flow'라는 말은 사실 홍콩에 와서 처음 배웠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정해진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규칙인데, 보통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제한을 둔다.

'Free Flow'로 기억에 남는 곳은 'Beef & Liberty'이다.

원래 햄버거로 유명한 레스토랑인데, 주말 점심시간에 'Free Flow'가 있었다.


대략 이런 햄버거와 메뉴인데, 메뉴가 작아서 잘 안보이기는 하지만

3시까지 Free flow를 주문 할 수 있고, 1시간 동안은 108달러, 2시간은 178달러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은 와인/PROSECCO/BLOODY MARY/맥주/소프트드링크가 무제한이다.

햄버거도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퀄리티가 좋으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볼만하다.

장소는 란콰이펑 한가운데, 캘리포니아 타워에 있고, 다른 곳에도 몇 개 더 있다.


수업이나 일이 끝나고 나면 (특히나 금요일 저녁에는 거의 항상), 이렇게 Happy hour나 Free flow를 찾아다니며 친구들과 한 잔씩 하고는 했다. 그때는 참 시답잖은 얘기나 하며, 무의미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돌이켜 보면 꽤 재미있는 기억이었다.   

홍콩은 괜찮은 바도 상당히 많은데(특히 진토닉 바), 바에 대해서는 추후에 한 번 더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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