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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영 Mar 07. 2024

연극놀이로 만나는 행복한 그림책

감각과 움직임을 깨우는 그림책 만나기: 비 오는 날 

감각과 움직임을 깨우는 그림책 만나기

핵심 그림책: 비 오는 날 (유리 슐레비츠, 시공주니어)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기

“ 퐁당 퐁당 돌을 던져라, 누나 몰래 돌을 던져라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지러 주어라 ”     

누구나 알 듯한 동요, ‘퐁당퐁당’을 불러봅니다. 

어느 부분에서 크게, 작게, 느리게, 빨리도 불러 봅니다.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우리는 몸의 감각을 깨우게 됩니다. ‘퐁당퐁당’ 노래가 자연스럽게 ‘비 오는 날’의 이미지와 겹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만들 듯이 입소리를 내어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입소리를 내면, 그 소리가 겹치겠죠? 소리와 소리가 계속 겹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가 소리를 만들어내듯이 말입니다. 소리를 들으며 생각나는 장소, 이야기, 색깔 등을 떠올려 봅니다. 입소리로 만들어낸 소리에 제목도 붙여봅니다. 우리들의 감각은 이제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그 소리에, ‘비 오는 날’ 그림책 속의 문장들을 함께 낭독해봅니다. 입소리와 문장들이 겹치며, 우리는 ‘비 오는 날’ 그림책으로 들어갑니다.      

     

그림책 속의 여정 따라가기

한 소녀가 보입니다. 창문가 침대에 앉아 창밖을 바라봅니다. 창밖으로 빗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빗물은 지붕을 타고 흐르고, 홈통을 타고 흘러갑니다. 마을 전체에, 빗물이 흘러넘칩니다. 어느샌가 소녀는 빗물 웅덩이에 조각배를 띄우고 있습니다. 빗물이 온 들판을 적십니다. 쉴새없이 흘러내려 강을 지나 바다로 흘러갑니다. 소녀도 점점 흥이 납니다. 빗물을 맞으며 뛰어놉니다. 신나게 몸을 흔들어 봅니다. 아, 다시금 소녀는 창문 옆, 방안에 있습니다. 소녀는 비와 함께 한껏 뛰어놀았습니다. 소녀와 비의 여정은 상상 속의 여정이었을까요?      

    

그림책 속의 소리와 움직임

그림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은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아니 표지를 보는 순간, 촉촉이 젖어 드는 정서와 푸른 빛의 이미지에 빠져들게 됩니다.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그림책의 주제가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 없이, 그저 책장을 넘기며 한 장 한 장 펼쳐지는 이미지 속으로 빠져들어 함께 그 여정을 따라가게 됩니다. 시각예술이 주는 풍성한 아름다움입니다. 그런데, 시각예술의 세계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감각을 일깨웁니다.      

‘비 오는 날’에는 다양한 빗물의 움직임이 묘사되어있습니다. 창밖을 통해 보이는 빗물, 지붕과 홈통을 따라 졸졸 흘러내리는 빗물, 산과 들을 적시며 온 들판에 내리는 비, 빗물이 흘러넘쳐 파도가 되고, 파도의 울렁거림은 더욱 거세고 거칠어져 하늘 위로 솟구쳐 올라갑니다.....       

빗물의 옴직임과 함께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빗물 웅덩이를 밟을 때의 찰박거림, 언덕과 풀밭, 연못에 떨어지는 빗소리, 호수 속으로 뛰어드는 개구리들의 첨벙거림, 빗물을 맞으며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깔깔거림을 오롯이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리는 우리의 감각의 세포를 깨워내서 움직이게 합니다. 빗물의 움직임이 될 수도 있고, 빗물을 따라가며 비를 맞고 뛰어노는 소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우리에게 다양한 움직임과 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상상의 보물창고를 선사합니다.  

         

소리와 움직임을 넘어서는 상상의 세계

움직임과 소리는 그저 표현하고 발산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 소리와 움직임은 그만의 정서를 담고 있지요. 각각의 소리와 움직임들이 담고 있는 내면의 정서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림책 속의 소녀는 누구일까요? 그 소녀는 누구와 살고 있을까요? 소녀가 살고 있는 마을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소녀에게 이름을 붙여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감각과 움직임은 그저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서, 더한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우리도 함께, 그 여정에 빠져볼까요?      


그런데요, ‘비 오는 날’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한 소녀가 보이니, 그 소녀가 주인공일까요? 

어. 혹시, 빗물이 주인공은 아닐까요? 아니면, 그림책 속으로 빠진 우리일까요?      

우리.....

함께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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