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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하는 창업팀이 실패할 것 같은 사인 5가지

1️⃣ 미팅 뒤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하다.

by Peter Shin

1️⃣ 미팅 뒤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곤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질문보다 창업자의 핏칭이 주된 대화의 흐름이고 내용이었다.


사람인지라, 미팅 중에는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창업자에게 대놓고 반박하거나 말을 쉽게 끊지는 않게 된다. 그럼에도 나는 주제에 벗어나는 말이 너무 길게 진행된다 싶으면 말을 끊는 편이다. 자신의 말만, 로직만 너무 강하게 설명하는 창업자는 대화에서 뿐만 아니라, 사업도 비슷하게 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크다.

십중팔구, 고객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방적인 대화를 할게 뻔하고, 팀원들과의 대화에서도 혁신적인 대안들이 제안되는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신의 전략과 비전만 내세우는게 알파이고 오메가라고 생각한다. 이러면 안된다. 사업은 나 혼자 잘해서 결코 성공하지 않는다. 숙제는, 직장은 그럴수 있다.


미팅을 하고나서, 창업가의 일방적인 논리를 듣고 챌린지하는데에 상당한 에너지가 쓰였다면, 거의 모든 경우, 좋은 딜이 아니었다. 좋은 창업가와의 대화는 정말 물흐르듯 진행되고, 매우 편하게, 내가 배우며, 스스로 설득되며 진행된다.


2️⃣ 코파운더들끼리 해야 하는 대화가 내가 있을때만 비로소 진행된다.

실패하는 팀의 공통점은 핵심 팀원들간의 내부 의사결정이 느리고,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이는 스타트업의 축을 이루는 3가지 즉, A. 팀내 단기간 성과에 대한 정의와 보상 체계, B. Cash flow와 BM에 대한 정의와 명확성, C. 궁극적인 서비스의 모습과 타겟 고객 프로필의 정의가 없어서 대부분 발생한다. 이런 구조가 너무나 중요한 우리의 불편한 대화들을 막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 CEO가 우리가 필요로하는 기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에 더불어 CTO의 언어를 번역해줄 사람이 없거나,

- CTO / CPO는 자신의 기술적 역량을 인질삼아 “일단 만들고 나서 봐야죠”만 반복하고,

- 역할을 물으면 “셋이서 다 같이 합니다”라고 답한다.


초기에는 팀 역량보다 팀 다이나믹이 더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다. 불명확한 팀은 6개월 내 대부분 해체되거나 속도전에서 뒤처진다.


3️⃣ 창업자가 ‘시간’을 커밋하지 않는다. Execution speed risk.

실패하는 팀의 가장 큰 예측 변수는 능력이 아니라 시간 투입량이다. 특히 학생/직장인 창업자일수록 이 점이 명확하다.


본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시간 투자를 해야 할지 알면서도, 천천히 실패해보면서 해보겠다는 로직,

“팀원 일정이 안 맞아서 다음 주에 회의해볼게요”

“이 부분은 학기 끝나고 집중할게요”

“이번 달은 준비만 하고 다음 달부터 달리겠습니다”

등, 이런 팀은 실행 속도가 3배, 아니 10배 이상 느리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속도=생존이다.


4️⃣ 데이터, 또는 iteration cycle 없이 감으로 움직인다.

실패하는 팀의 특징은 의사결정에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런치 팀에게서 매우 많이 보이는데, 체크 포인트는,

A/ Activation/Retention의 개념 또는 수치를 아예 모른다.

B/ 어떤 KPI로 학습하고 있는지 설명 불가.

C/ 유저 10명도 확보 안 했는데 Total Addressable Market만 얘기함

D/ AARRR, JTBD, Funnel 같은 기본 프레임워크를 무시한채 GTM을 실행하고 느낌대로 어디서 읽는 기사의 트렌드대로 움직임.

등이 있다.


이런 팀은 백이면 백, 제품을 만들어놓고 고객을 찾는 경로로 빠진다. PMF가 생기기 전에 자본이 먼저 바닥나는 경우다.


5️⃣ 팀원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

난 IR이나 멘토링 세션에 팀 전체가 들어오는것을 종종 선호하는데 (매번 그렇진 않다. 몇몇의 주제에 대해선 파운더만 얘기를 나눠야 하기 때문), 팀원들의 표정이나 태도에서 보통 대화 5분 만에 팀의 morale과 quality가 드러난다.


특히 “다른 분들은 질문 있으신가요?”라는 식으로 물으면, 똑똑한 팀들은 창업자가 물어보지 않은 주제, 객관적으로 우리 사업에게 보완되어야 하는 risk 포인트 등에 대해서 준비된 또는 정리된 질문들을 한다. 질문을 한다는 건 첫째, 주최적인 삶의 태도(스타트업의 본질)를 뜻하고, 둘째, 피드백에 열려있다는 뜻(고객 영업의 핵심)이므로 팀의 장기적 성공 여부에 매우 중요한 척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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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VC를 배우면 배울수록, 창업을 잘하는 팀이 있다는게 처음엔 신기했다.

근데 데이터로도 정말 그렇다. 의외로 특정 팀들의 성공여부가 예측가능하다.

100군데 비슷한 팀들에게 투자하면 10-20%의 2-100X 성공이 어느정도 예측될 정도이다.


요샌 초기투자 유치가 너무 힘들다 라는 소리가 스타트업에게만 들리는게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들린다. 잘하는 팀은 앞으로도 더 몰래 몰래 잘 받고, 좋은 딜은 더 끼리 끼리만 나뉘어질것 같다.


이는 Ai라는 골드러시에서 이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변화를 빠르게 대비해내는 체제를 유지하는 팀들이 초반에 많이 갈리기 때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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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Telegraph Hill,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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