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앞을 마주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배우자 만큼이나 친구가 중요한 이유.
(2024.06.04 일기) 아끼는 친구들 3명과 알고 지낸 지 많게는 15년, 적게는 11년이 된 시점에서, 1~2년 만에 3일간 여행을 하며 다시 한 번 내 주변에 이렇게 친구들이 있다는 게 왜 중요한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친구는 나를 구성하는 평균이 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을 반대로 풀어보면, 친구들이 강남에 있는데 내가 강남에 있지 않고는 못 베긴다는 말이다. 친구들은 내 여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각자의 삶, 커리어, 환경에서 나를 대신해 경험을 쌓고, 마치 나의 또 다른 자아처럼 세상을 알아간다.
이렇게 3~4일 동안 함께 먹고 자며 그간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풀어내는 시간들은 결국 나의 평균이 되어간다. 나는 그들의 색깔을 담아내고, 그들의 색깔에 맞춰 나 자신도 진화한다. 개발자로 일하는 친구, 100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친구, UN에서 일하는 친구. 그들의 속성과 성격, 커리어는 결국 나의 커리어와 삶의 평균이 된다.
두 번째, 친구는 삶의 활력이 된다.
일상 속에서 제때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달릴 때, 같은 나이와 단계를 걷고 있는 친구들은 너무나 당연한 동지이자 멘토, 그리고 편한 대나무숲이 되어준다. 비슷한 사람들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비슷한 게 재미있고, 비슷한 게 두렵고, 비슷한 게 설렌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격없이 공감해주는 이 친구들과의 시간은 그 자체로 활력이 된다. 서로에게 활력 이상의 의미를 주고받으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
세 번째, 친구는 앞을 마주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기준치를 올리고 활력을 되찾았다면, 이제는 앞에 놓인 길과 현실, 그리고 걸어가야 할 비전을 직시해야 한다. 아직도 사실은 겁 많은 소년 같고, 재밌게 놀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소년에 불과한 내가, 이제는 우리들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든든함 덕에 10~20년의 시간과 당장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을 조금 더 담대하게 마주할 수 있다.
친구란
연락을 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피로도, 직장, 더 이상 학연으로도 엮이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끈으로 엮여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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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올해 6월 동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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