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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Aug 04. 2020

관종별곡 리포트 #5

2020년 7월

<관종별곡 리포트>는 음악 차트와, 엔터 산업 리뷰, 그리고 짧은 칼럼으로 구성된 콘텐츠입니다. 여러 이슈와 더불어 저희만의 고민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연재합니다.




Ⅰ 차트 리뷰




1. 비 쏟아지는 여름의 컴백


  졸업 이후 관종별곡이 참 바빠졌다. 7월에는 상반기 한 번을 놓친 관계로... 불가피하게 이번 월간 멜론 차트를 후딱 짚어보도록 하겠다.


  먼저 TOP 10 중 5곡이 완전히 신곡이다(블랙핑크가 6월 말 컴백한 것까지 고려)! 코로나19로 정체되었던 신보 발매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코와 화사, 선미 같은 거물급 아티스트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놀면 뭐하니>의 부캐 트리오 '싹쓰리'의 활약이 만만치 않다. '다시 여기 바닷가'가 계속해서 실시간 차트 1위를 점유하고 있고, 다른 싱글 2곡 또한 10위권 언저리 안으로 위치하고 있다. <놀면 뭐하니>의 기획력, 다시없을 아티스트들의 조합, 그리고 복고 열풍을 저격한 곡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상위권 이외에도 신규 진입한 곡들이 아주 많다. 레드벨벳 아이린&슬기 유닛의 'Monster', 창모가 피쳐링한 청하의 'PLAY', 세븐틴의 'Left & Right'이 26, 35, 38위로 의외로 높지 않은 순위권에 진입했다. 마찬가지로 차트 중하위권에 신용재, 폴킴, ASH ISLAND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 차트에 신선한 공기가 가장 넘치던 달이 아닐까 싶다.




  2.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반대로 빌보드 상위권에는 Duration, 즉 진입 후 기간이 10주 이상 된 곡들이 넘쳐난다. Dababy의 'Rockstar'를 필두로 한 TOP 10의 구성은 여전하며, 7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Drake와 함께한 DJ Khaled의 새 싱글 'Popstar', 'GREECE' 2개와 Juice WRLD 사후 앨범의 'Come & Go'만이 따끈따끈하다. 중하위권에는 바로 전인 7월 넷째 주 차트를 쓸어 담았던 그의 수록곡들의 하락한 흔적만이 남아 있고, 이로 인해 내려갔던 'Rain On Me'와 같은 기존 자리의 곡들이 대거 자리를 회복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 다음 주에는 깜짝 앨범을 발매한 Taylor Swift 정도가 차트 전반을 흔들 수 있을 것이다.





Ⅱ 산업 뉴스 리뷰




1. K팝 3.0시대 ‘메이드 인 X’ 전략…열도 휩쓴 JYP의 일본 걸그룹 ‘니쥬’



  확실히 케이팝의 현지화는 니쥬를 첫 성공으로 간주해야 할 것 같다. 첫 싱글 발매 후 바로 일본 아이튠즈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일본 내에서는 블랙핑크의 랭킹을 뛰어넘었으니 말이다. 물론 같은 동양권이기는 하지만, '현지화'는 니쥬의 프로듀싱을 예시로 설득력을 갖추었다. 트와이스와 비슷한 과정과 이미지로 9명이 프로듀싱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어쨌든 일본 내 트와이스의 존재감을 무시하고 아예 새로운 형태의 그룹을 만드는 것도 리스크가 다소 컸을 것이다. 한편 외교관계와 코로나 같은 국제적인 제한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현지화가 최고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기획사들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한한령도 이제 하나의 해프닝쯤으로 대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2. '콘텐츠 공룡' 꿈꾸는 카카오M 전략, 득일까 실일까[SWOT 분석]



  콘텐츠 제작사들을 집어삼키는 카카오M의 행보는 사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이미 카카오톡이라는 전국민적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 공급원만 찾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영화든 예능이든 음악이든 그것을 제대로 유통하고 마케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플랫폼은 '구체적으로' 어디가 될 것인가? 카카오톡 세 번째 탭? 카카오TV? 특히 OTT의 경우 넷플릭스, 웨이브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 것인지, 단지 콘텐츠 공급에 집중할 것인지는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사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킬러 콘텐츠 공급원 확보에 주력하며 독자적 플랫폼 개발에 대해서는 느긋하게 가는 방향도 크게 이상하진 않다. 어쨌든 카카오톡이라는 가장 막강한 유통망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기사에서처럼 카카오M이 대한민국 콘텐츠 생산을 독점하고,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겠다.




3. 영국에 유럽 최초 케이팝 걸그룹 ‘KAACHI’가 떴다



  언젠가 케이팝은 국적을 잃고 그 특유의 이미지와 음악 제작 과정만 남지 않을까? 과거 <쇼미더머니>에 스눕독이 등장하여 색다른 관점의 재미를 주었던 것처럼, 미래에는 할아버지가 된 방시혁이 미국이나 유럽에 가서 <프로듀스> 시리즈와 같은 프로그램에 거장으로서 얼굴을 비칠지도 모른다. 케이팝의 오리지널 팬들에게는 동양권이 아닌 멤버 구성에 다소 반발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익숙함, 즉 시간의 문제이다. 위 기사에서 언급한 'KAACHI(가치)'의 경우, 뭔가 어설프나 형식 면에서는 확실히 케이팝의 윤곽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렇게 자생적인 모습으로 먼 미래 전 세계 10대들에게 케이팝 문화가 하나의 공통 키워드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뽕이 아닐까. 김구 선생님도 기뻐하실 것이다.




Ⅲ  관종별곡 미니 칼럼



<머신러닝이 음악을 추천하는 방법>



  우리나라의 음악 플랫폼에서는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스포티파이의 머신러닝 기반 큐레이션 'Discover Weekly' 서비스는 정교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15년에는 17억 번의 스트리밍이 위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졌고, 무료 구독과 많은 사용자와 더불어 스포티파이의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도대체 컴퓨터는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음악을 우리에게 추천하는가? 물론 여기서 제대로 설명하자면 밑도 끝도 없고, 나 또한 그쪽(산업공학) 전공자가 아니므로 아주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관심사를 예측하는 기술은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고 불린다. 이 기술이 생겨난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많은 기호와 선택권이 생겨서. 따라서 공학자들은 몇 가지 전제를 하게 된다. 너와 내가 비슷한 것을 소비한다면 다른 것도 비슷하게 고르지 않을까? 이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것과 비슷한 아이템을 고르지 않을까? 여기서 대표적인 두 가지 협업 필터링이 나온다. 전자는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이고, 후자는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이다.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가 아이템에 반응한 점수, 이용 여부 등의 선호도 데이터로 타겟 사용자와 타 사용자 간의 유사도를 구하고, 이를 통해 아이템에 대한 예측 선호도를 도출한다. 무슨 말이냐면, 사용자 갑, 을, 병, 정 4명이 A부터 Z까지 곡에 각각 별점을 매긴 정보가 있다고 하자. 갑은 위 곡을 모두 듣지는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나머지 곡들에 대해서 추천을 해주고 싶다. 그래서 을, 병, 정의 데이터를 준비하여 갑과의 '유사도'를 측정한다. 갑이 힙합 팬인데 을이 케이팝 팬, 병이 R&B 팬, 그리고 정이 발라드 팬이라면 갑과 병의 유사도가 제일 높을 것이다. 이러한 유사도는 '비중'으로 작용하여 갑이 듣지 않은 곡에 대해 점수가 매겨진다. 즉, 병이 듣는 음악이 갑에게 더 높은 점수로 예측될 것이다. 이렇게 곡들에 예측 점수가 모두 매겨지고, 상위 몇 개 리스트가 뽑혀 갑에게 전달된다.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의 과정도 마찬가지로 흘러간다. 여기서의 유사도는 아이템 간의 유사도이다. 내가 레드벨벳을 들었다면 언니네 이발관보다는 마마무가 추천될 것이다.



  협업 필터링은 겉으로는 완벽한 기술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왜냐면 아이템은 미친 듯이 많고, 사람들은 제한된 영역에서 소비한다. 따라서 많은 데이터의 값이 '0'이다. 이를 희소 데이터로 인한 초기 평가자 문제라고 부른다. 평가를 계속 받지 못한 아이템은 영원히 추천 리스트에 오를 수 없다. 그리고 위 과정은 일종의 데이터 노가다로, 계산이 매우 빡세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컴퓨터과학에서는 scalability가 높다고 부른다). 따라서 아예 모델을 먼저 세우고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성능(예측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이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벗어나긴 어렵다. 한편 스포티파이는 위의 테크닉들을 그대로 쓰진 않는다. 일반 데이터뿐 아니라 자연어 처리, 오디오 분석을 더하여 아주 심층적으로 취향을 알아내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믿고 들을 수 있는 Discover Weekly가 탄생했다. 스포티파이는 그 어느 플랫폼보다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AI 관련 기업을 인수하여 전문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by 쓸 거리가 없어서 졸업논문 인트로 대충 요약해 본 최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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