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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Jul 08. 2020

관종별곡 리포트 #4

2020년 6월 하반기


<관종별곡 리포트>는 음악 차트와, 엔터 산업 리뷰, 그리고 짧은 칼럼으로 구성된 콘텐츠입니다. 여러 이슈와 더불어 저희만의 고민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연재합니다.




Ⅰ 차트 리뷰


출처 : J. Cole - 'Snow On Tha Bluff' cover art


1. 수상하지 않은 역주행


  역주행의 힘은 강력했다. 가온 디지털 차트 25주차(6. 14. ~ 6. 20.)의 꼭대기는 당연스럽게도 메킷레인 소속 블루(BLOO)의 'Downtown Baby'의 자리였다. 이 곡은 '깡'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는데, 역시 인터넷 밈을 타고 올라온 것이 아닌 인기 예능에서 언급된 탓이 크지 않았나 싶다. 물론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 자체의 매력 또한 1위 큰 공헌을 했을 것이다. 한편 최근 컴백한 아이즈원의 '환상동화'가 6위로 진입한 것은 물론, '회전목마'를 비롯한 모든 수록곡 또한 200위에 진입시켰다. 이 외에도 아이유가 부른 로고송 'Into the I-LAND'와 백아연의 '썸 타긴 뭘 타'를 비롯하여 정승환, 이선희, 염따의 신곡이 차례로 100위 안에 진입했다.




2. BLACK LIVES MATTER


  빌보드의 6월 마지막 주는 '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관련된 아티스트들의 곡이 눈에 띈다. 먼저 Lil Baby(릴 베이비)의 'The Bigger Picture'이 단숨에 3위로 진입했고, J. Cole(제이 콜)의 'Snow On Tha Bluff'가 59위로 진입했다. 한편 Dababy(다베이비)는 현재(7월 첫째 주) 빌보드 1위인 자신의 곡 'Rockstar'의 리믹스 버전을 발표하여 위 운동에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고 비욘세 또한 지금 'Black Parade'를 발표한 상태다. 이 외에도 YG, T-Pain, H.E.R 등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통해 흑인 인권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Ⅱ 산업 뉴스 리뷰




1. [Mobile World] 콘텐츠 多 담아드려요…이젠 `구독` 하세요



  네이버는 아마존처럼 '네이버 프라임'을 만들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다른 구독 모델과 달리 여러 서비스를 종합해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은 무료 배송, OTT, 음악 스트리밍, 전자책 등의 묵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이버는 웹툰, 오디오 콘텐츠, 클라우드 추가 용량 등을 제공한다. 여기서 차이점은 아마존은 배송이라는 메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은 분야로 서비스를 묶어놓았다는 것이고, 네이버는 이렇다 할 메인 서비스가 없이 여러 콘텐츠를 묶어놓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네이버는 구독 서비스로 이끄는 첫 유인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웹툰 이용자가 반드시 오디오 콘텐츠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비하지는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이것들은 옵션이지 구독 모델의 중심 뼈대가 될 수는 없다.




2. 케이팝 4세대가 온다



  케이팝에서 세대를 나누는 건 장르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만큼 무의미해 보이지만, 요즈음 케이팝에 대해서는 고찰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먼저 일렉트로니카와 같은 해외에서 더 익숙한 장르를 기반으로 '수출'에 특화된 그룹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차트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무시못할 정도로 누적된 유튜브 조회 수가 그들의 인기를 말해준다. 그리고 케이팝의 많은 곡들이 송캠프와 해외 작곡가들로부터 만들어져서 'made in abroad' 케이팝이 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케이팝은 이제 완벽히 장르, 국적에서 자유로운 하나의 실험실이 되었다. SM 가수의 곡들에서만 종종 볼 수 있었던 위 꼬리표는 이제 많은 아이돌의 곡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트와이스의 'MORE & MORE'도 그렇고, 류수정의 'Tiger Eyes'도 그렇다. 물론 이런 조합이 항상 국내 시장에서의 히트를 보장해 주는 건 아니다. 한국 시장 특유의 선호를 살리는 건 그들에게도 어려운 일일 테니 말이다.




3. 코로나·온라인·빅히트·트로트·깡…상반기 대중음악 결산



  연초부터 산업 뉴스 리뷰를 쓴 이후로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키워드가 바로 위 기사에 다 들어있다. 짧지만 결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콘텐츠 산업계에 이슈가 반 이하였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코로나와 언택트는 백신이 나올 때까지 콘텐츠 관련 이슈에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연말 결산에서 보자). YG의 약세를 뒤로하고 거대 기획사의 반열에 오른 빅히트는 어떨까. 많은 언론들이 내년 초 안으로 이루어질 빅히트의 상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쏘스뮤직에 이어 플레디스까지 먹어치운 그들의 행보는 기획사의 세력지도를 새로 써야 함을 보여준다. 더불어 CJ ENM 빌리프랩과의 합작 프로그램인 아이랜드까지, 빅히트는 상반기의 엔터 이슈를 몰고 다녔다. <미스터트롯>발 트로트 강세는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미스터트롯 파이널 7인은 사실상 안방 TV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트로트 소비자들을 거느린 레거시 미디어의 예능과 광고는 이들의 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깡'은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왔다. 단순한 명곡(?)의 재발견이 아닌, 네티즌들에게 놀거리(밈)를 선사한 것이다. '깡'의 파급력이 음악 감상뿐만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게 된 유튜브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일방적인 홍보가 아닌, 놀 수 있는 환경에서 더욱 적극적인 소비를 하는 패턴은 밀레니얼의 특징이기도 하다.




Ⅲ 관종별곡 미니 칼럼



<‘슬기로운 음악생활’, 결과보다는 과정일까>



  코로나 19의 장기집권으로 집은 우리의 클럽이자 술집으로 놀이의 장으로 변해갔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와 TV, 유튜브는 우리의 안주이자 없어서는 안 될 것들 1티어에 속할 만큼 일종의 백색소음과 같이 고착되어가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놀면 뭐하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은 우리의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드라마, 캐릭터 심지어 음악에서도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가 되어버렸다.



  특히, 위 두 프로그램에는 기존의 드라마 OST나 프로젝트 앨범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케미’와 ‘추억’으로 빌드업된 친구들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VIP 병동을 운영하는 소위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린 ‘준완’, 이혼을 통보당한 후 우주와 함께 따뜻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익준’ 등 사람 내음을 가득 담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12주를 같이 보낸다. 그리고 이들의 OST는 새롭지 않으며, 타 가수들과 같이 유창함을 뽐내지 않는다. 옛 가요들을 재구성하고, 극 중 이들의 목소리로 되감아 대중들에게 보여줄 뿐. 그럼에도 ‘캐논’부터 시작해 ‘아로하’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종방 후 이들의 라이브는 최대 약 31만 명을 찍는 기록을 보여주었다. ‘모’로 가나 기어가나 서울 남대문이면 그만인 것이 아니다. ‘도’, ‘개’, ‘걸’, ‘윷’ 이든 함께 쌓아가는 여정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싹스리’에게서도 음악적인 완성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들이 00년대 음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의 노력과 이야기들을 담아내면, 리스너들은 각각의 추억과 기억을 덧대어 대중적인 소유물로 재탄생한다. <놀면뭐하니>의 포맷도 이런 스토리텔링의 과정으로 이를 통해 ‘유산슬’과 ‘유플래쉬’를 탄생시켰다. 이런 맥락으로 유튜브의 데뷔부터 현재까지라는 콘텐츠가 소비되고, 때로는 그룹에서 벗어나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아티스트의 팬으로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다만, 이것도 어느 정도 입지를 기반이 되었다는 점. 누구나 다 사용할 전략이라는 것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음악을 듣는 이유가 뭘까? 퇴근길 혹은 짧은 시간에 내 맘을 공감해 주고, 이별할 때 이어폰 너머 울부짖는 이들이 음악이다. 꽉꽉 눌러 담은 추억을 재생하며 우리의 웃음과 슬픔을 흘려보내듯이, 어느새 닳아버린 추억처럼 차트에서 사르르 사라지는 것이 요즘 음악이 아닐까 한다.




by 드디어 종강한 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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