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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Jun 15. 2020

관종별곡 리포트 #3

2020년 6월 상반기


<관종별곡 리포트>는 음악 차트와, 엔터 산업 리뷰, 그리고 짧은 칼럼으로 구성된 콘텐츠입니다. 여러 이슈와 더불어 저희만의 고민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연재합니다.




Ⅰ 차트 리뷰


출처 : Lady GaGa & BLACKPINK - 'Sour Candy'


1. 가온차트 톺아보기


  멜론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굳이 멜론을 기준으로 차트를 리뷰해야 할 일이 없어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가온 차트의 동향을 살피고자 한다. 역시나 '깡(하이어 뮤직의 리믹스가 10위 진입, 비의 원곡이 53계단으로 가장 크게 상승하여 41위)' 이외에는 이렇다 할 기현상이 없었으므로 6월 첫 주의 통계적인 부분만 살짝 짚고 넘어가겠다. 혹시 요즘 아이돌 수록곡을 제외하고 차트 점유율이 가장 높은 장르가 무엇인지 아는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 발라드? 정답은 팝이다. 무려 200곡 중 49곡을 차지하여 국내 가요와 큰 차이가 없는 위상을 누리는 중이다. 상위권은 모르겠지만 의외로 100위권 밖까지 고려하면 팝이 정말 많다. 어쨌든 음악산업백서에서 나타난 실질적인 차이(2018 기준, 1순위 기준으로 국내와 영미권의 차이가 매우 벌어져 있음)는 크지 않아 보인다. 국내 OST는 26곡이고, 요즘 강세라고 하는 트로트(사실상 미스터트롯 우승 3인방의 독주지만)는 9곡이다.




  2. 빌보드에 블랙핑크가 또!


  블랙핑크가 레이디 가가와의 콜라보레이션 곡 'Sour Candy'로 빌보드 HOT 100 6월 둘째 주에 33위로 차트인하면서 케이팝 걸그룹으로서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뚜두두두', 'KILL THIS LOVE'에 이어 세 번째이자 최고 순위 기록이다. 이 정도면 주모를 불러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가오는 26일 국내 컴백을 앞두고 있다 하니 금의환향한 블랙핑크를 반갑게 맞아주도록 하자. 한편 그 주의 1위는 Dababy의 'Rockstar'이다. 본인 커리어에서는 최초 빌보드 1위 기록인데, 이젠 1위 기록을 가진 같은 2019 XXL Freshman 출신들(Megan Thee Stallion, Roddy Rich) 사이에서 어깨 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도 중위권 내 새로 진입한 곡으로는 Trippie Redd와 함께한 Juice WRLD의 'Tell Me U Luv Me', ROSALÍA와 Travis Scott의 콜라보인 'TKN' 등이 있다.




Ⅱ 산업 뉴스 리뷰



1. 유산슬 이어 '서울왔어효'까지… 부캐, 예능 넘어 가요계 들썩



  마지막 문단이 핵심이다. 마미손에서 시작한 '부캐 놀이'는 유산슬을 지나 지금의 트렌드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아이돌 역시 부캐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부캐'는 과연 엔터테인먼트적으로 효과적인 일반 전략이 될 수 있을까? 일단 '부캐'의 의미를 잘 분석해보자. 본디 부캐는 잘 나가는 '본캐'를 전제로 한다. 마미손의 경우는 초기 개척자였고, 유산슬은 유재석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MC라는 '본캐'를 두었기에 부캐 놀음이 수월했다. BTS 슈가의 Agust D 또한 같은 원리 아래 설명된다. 따라서 '부개'는 모든 이들의 전략이 될 수는 없으며, 대체로 '본캐'의 후광을 누릴 수 있는 이들에게 한정될 것이다. 더불어 '본캐'와 대비되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조건도 포함해서.




2. '공연 마니아 잡아라'… 방구석 공략 언택트 홍보



  공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한다. 언택트 공연은 다소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적어도 고정된 수요의 마니아에게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뮤지컬뿐만 아니라 대형 기획사들은 다양한 차원의 언택트 공연을 제작해서 현재진행형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비대면이라는 근본적 한계 아래에서 온갖 아이디어와 기술이 펼쳐질 것이다. 물론 실제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듦으로써 미래 공연 시장에 커다란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3. 네이버 오디오클립 ‘영화‧예능‧드라마’까지 콘텐츠 장르 다양화



  오디오 콘텐츠도 이제 분명한 성장 산업이다. 단순히 팟캐스트의 형태로만 여겨졌던 오디오 콘텐츠가 영화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건 꽤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왜 지금은 오디오 콘텐츠의 세상이 되었을까? 아마도 팟빵, 스푼라디오와 같은 플랫폼이 새로운 소통의 형태로 등장하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환경, AI 스피커의 보급, 대중들이 영상 콘텐츠에 느끼는 피로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겠다. 한편 팟캐스트 시장의 상승세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올해 초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업계 '더 링어'를 인수한 소식은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에 힘을 실어준다. 나아가 오디오 콘텐츠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수익 모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Ⅲ  관종별곡 미니 칼럼



<재조명과 새로움 사이>



  이번에 할 이야기는 엠넷의 두 힙합 예능,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와 <굿 걸>에 관한 것이다. 왜 전자는 별다른 화제 없이 종영되었고, 후자는 <쇼미더머니> 급의 관심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호응을 얻고 있을까? 나는 이 질문이 재조명과 새로움 어필 사이의 긴장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재조명은 타겟이 분명하다. 주석과 배치기를 비롯한 1세대 래퍼들을 보고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양준일처럼 젊은 세대들로부터 재해석되어 향유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준일은 '사건'이었고 '유행'과는 다르다. 어쨌든 <너힙아>는 1세대 리스너들을 끌어모은 것도 아니었고, 재해석되지도 못했다(물론 재미도 떨어졌고, 가리온과 MC 스나이퍼가 빠진 라인업도 크게 유인이 되지 못했다). 재조명의 좋은 예로는 <슈가맨>이 있다. <슈가맨>이 <너힙아>와 다른 이유는, 힙합이 아니라 대중음악 전체를 지향하기에 조금이나마 타겟팅 범위를 넓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굿걸>도 출연진에 기성 가수들이 꽤나 섞여있긴 하지만 방송 기준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았다. 퀸 와사비와 슬릭이 엠넷에 나온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그 사이에 효연과 에일리와 같은 쟁쟁한 가수들은 물론, 이영지와 윤훼이 같은 루키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 마디로 <굿걸>은 엉망진창이 될 수도, 파격적인 신선함을 줄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굿걸>은 후자에 가까웠던 것 같다. <언프리티 랩스타>처럼 내부적으로 대결 구도를 유도하지 않고, 출연진들의 케미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너힙아>는 제목부터 무엇을 할지 딱 보였지만 거기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해 실패했고, <굿걸>은 어떻게 될 지 몰랐지만 무리하지 않고 균형을 잘 잡았기에 성공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힙합 예능은 캐릭터들이 빠르게 소비되는 형태로 화제를 모으는 것이 제일 쉬운 길인 것 같다고. 특히 오디션처럼 끊임없이 신인이 수급되는 프로그램은 매 시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고인물 재지원자들이 활개를 친다고 해도 신인들에 의해 새롭게 역사가 쓰이는 건 분명하다. 결국 새로움이 재조명보다 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더 매력적인 이유이다. 그렇다면 전성기가 지난 1세대 래퍼, 가수, 나아가 모든 연예인들이 재조명받을 방법은 없는 걸까? <나는 가수다>의 시대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그저 트렌드의 우연에 맡겨야 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by 3연속으로 써서 소재가 고갈된 최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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