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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셜or패밀리 워커 Feb 20. 2024

 계약직 사회복지사

나는 11개월짜리 센터장이다.

2023년, 13년 만에 재취업에 성공해 1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비록 1년이라도 다시 취업한 게 어디냐며 좋아했었지만, 막상 계약기간 종료시점이 되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작년 센터 실적은 200% 이상 달성했고, 이용자도 많아졌고, 이용자들의 칭찬게시글과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다. 연말에 긍정적인 피드백의 영향으로 담당부서에서는 24년도에도 기존 채용자가 지원할 수 있도록 11개월 채용 공고를 냈다. 계약직은 24개월을 넘기면 정규직 전환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최대 근로 기간은 23개월이다. 그래서 난 올해 11개월 계약 센터장이 되었다. 벌써 올해도 2달이 지나가니 9개월이 남은 셈이다. 


작년 연말에 퇴직금도 정산해서 받았다. 정말 몇 년 만에 퇴직금을 받으니 공돈이 생긴 것 같아서 마음만은 부자가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올해는 11개월이라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생각하니 아쉽다. 한 달이 모자라니 말이다. 나는 오늘도 사회복지사 구인란을 습관처럼 들락날락한다. 막상 지원하고 싶은 공고를 보고 서류도 다운로드하고, 작성도 해 보지만 끝내 지원은 하지 못한다. 23개월이란 경력이 생기고, 12월에 딱 한 달만 쉬었다가 다시 입사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마음이 있다. 그보다는 이왕 시작한 일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라는 책임감 때문에도 그렇다. 그러나 내년에 내 나이를 생각해 보면 과연 정규직으로 뽑아 줄 사회복지 기관이 있을까라는 불안함도 여전히 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풀타임 근무자로 일을 시작이나 할 수 있을지 마음 졸이며 지원서류를 제출할 때의 그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왜 계약직으로 채용을 해서 이런저런 혜택(퇴직금, 각종수당 등)을 못 받게 하는지 섭섭한 마음이 더 커진다. 매년 기존에 다녔던 직장에 경력증명서를 발급받는 일도 번거롭고, 미안하다. 


아무튼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이 계약기간이 무사히 잘 넘어가길 기도한다. 내년에는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는 소망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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