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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셜or패밀리 워커 Jun 27. 2024

드디어 이사를 하다.

sh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지원으로..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이사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사한 지 벌써 한달이 되어 간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에 당첨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임대 주택은 아니고 보증금 최대 6천만원을 무이자로 최장 10년까지 빌려주는 것이다. 요즘같이 고금리 시대에 무이자로 최장 10년이면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고마운 혜택이다. 보증금 6천만원에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는 이사 갈 집의 보증금이 조금 부족하긴 하다. 그래도 4년 동안 고금리로 대출받아 은행에 꼬박꼬박 지불했던 이자가 안 나간다 생각하니 부담이 훨씬 덜어졌다.  


이사 날짜는 5월 말이고, 합격자 발표는 3월 중순이었다. 3월 초에 이미 이사갈 집 계약을 했다. SH가 지정해 준 법무사에서 다시 날짜를 잡아 계약을 해야했다. 직장에 다니니 저녁밖에 시간이 되지 않아 어렵게 부동산 중개인과 법무사, 집 주인과 약속을 잡아 다시 계약을 했다. 이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담당 법무사와 부동산 중개인과의 갈등(?)으로 중간에 불편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계약을 잘 마쳤다. 수십장의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 과정...  SH에서는 집주인에게 이 번거로운 과정을 보상하는 차원으로 중개수수료를 지불해 주었다. 


집주인은 서울시 공무원이라고 했다. 예전 집주인에 비하면 매우 젠틀하고 경우가 있는 분이셨다. 적어도 집주인때문에 마음 고생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집 계약을 마치니 절반은 마친 셈이었다. 이사짐센터를 알아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골목에 차가 들어가지 않고, 약 100미터 이상은 걸어들어가야 하는데 짐을 다 옮기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친정 동네에 몽골인들이 많이 거주하는데 엄마에게 몽골인이 운영하는 이삿짐센터를 소개 받았다. 견적을 받아보니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나왔지만 그래도 거절하지 않는 게 어디냐며 예약도 마쳤다. 


마지막으로 할 일은 짐 처분이었다. 집이 좁아지니 큰 가구들은 다 버려야 했다. 당근마켓으로 쓸만한 것들은 팔거나 무료나눔하고, 이사할 날 큰 가구들은 폐기물 딱지를 붙여서 버리기로 했다. 


회사에 인테리어와 확장 오픈으로 바쁜 시기가 겹치고 시어머니의 암 말기 진단 등 여러 일이 겹쳐 매우 험난한 이사 준비 과정이었지만 드디어 그날이 왔다. 


이사만 하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인터넷, 에어컨 설치 등 할일이 태산이었다. 골목에 차가 들어가지 않아 기존에 이용했던 인터넷 망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이사 후 약 10일 만에 인터넷을 설치했다. 아이들도 우리부부도 인터넷이 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했지만 밤에 일찍 잠이 드는 유익한(?) 상황도 있었다. 때 이른 폭염으로 에어컨 설치도 서둘러 겨우 지난 주말에 설치했다. 아직 베란다 짐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각자의 방이 생긴 아이들은 새로 이사한 집에 매우 만족한다. 겉에서 보기에는 허름한 구옥이지만 내부를 싹 리모델링해서 깔끔하고, 단층이지만 채광이 좋아 밝고 답답하지가 않다. 


가장 불편한 점은 집 앞에 차가 들어가지 않아 마트에서 장 보고 카트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차를 조금 멀리 거주자우선주차구역에 주차해야 하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불편한 점은..... 우리 부부가 사용하는 방은 별채이다. 즉 신발을 신고 나가야 한다. 새벽에 화장실을 꼭 가야하는 우리 부부는 거의 한달 동안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있다. 새벽에 깨워서 같이 화장실을 간다. 남편이 요강을 사자고 한다. ㅎㅎ 


새 터전으로 옮기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또 적응하고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얼마나 살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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