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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줴이 Mar 30. 2021

자기만의 언어

내 사유를 대변하는 세계

인간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경험에 따라, 지위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내가 중딩 시절 자주 쓰던 단어가 분명히 있었고, 고딩 시절, 그리고 그 이후 시대별로 사용하는 언어는 달랐다. 일례로 내가 중딩 시절 자주 쓰던 단어 중 하나는 '공감대 형성'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 것이 '공감대 형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면 가장 필요한 것이었거나.

사고의 범주가 확장되면 사용하는 단어도 변화할 것이고, 일상에 새로운 패턴이 들어오면 그 때문에라도 내가 쓰는 언어는 달라질 것이다. 이를테면 의심 없이 학생로 불리던 시절 아줌마 아저씨들의 세계그저 멀기만 했는데 어느새 내가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아챘을 때 민망함과 씁쓸함 사이에서 몸에 착 달라붙는 편안함을 느끼는 것들 말이다. 이렇게 내가 사용하는 언어로부터 도망 수가 없는 것이다.

옷차림이 내 취향을 대변하듯 언어는 내 사유를 대변한다. 어떤 식으로도 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 때문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정할 수  것이다. 자신만의 언어를 수치화 해 등급을 매길 순 없을까. 이를테면 "현재 j줴이 님 사유의 깊이는 하천입니다." 혹은 "현재 j줴이 님 사고 수준은 분리수거 단계입니다." 아니면 "현재 j줴이 님이 채워야 할 사유는 57만 리터입니다."

하찮고 하찮은 사유로 인해 현재 내 언어는 주유가 필요한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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