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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줴이 Mar 20. 2021

당신의 안부

당신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이 까마득하기만 했던 계절은 오고야 만다.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안부는 일종의 위안이다. 그곳은 무사한지, 그곳의 당신은 괜찮은지, 내가 너의 생사를 신경 쓰고 있다고, 그렇게 내가 널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나는 여기 살아있다고 답해주는 것.

수족관에서 사 온 돌고래 자석이 사라져 애석함과 속상함으로 감정을 이어가는 사이, 그러다 무심해져 잊가는 사이, 또다시 돌고래를 생각하느라 애석해하다가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또 답답해하는 사이, 그렇게 누군가의 안부를 모른 체 하면서 누군가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이, 우리들의 계절은 여기까지 왔구나.

현관문이 꽝꽝 얼어붙어 내 마음도 얼어붙은 줄 알았는데 무심코 내뱉은 누군가의 안부가 이 계절도 곧 지나가겠구나 알려준다. 그래, 저렁저렁 울리는 겨울의 공기로 온 몸이 굳어가고 있지만 움츠러드는 이 추위가 영원할 리는 없지. 봄이 오면 겨울은 사라지고 없겠지. 다시 또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을 기다리겠지. 이 계절은 어김없이 지날 테니 그 계절들이 지나는 동안 괜찮냐고 한 번 물어봐 줄 너의 안부를 기다린다.

언젠가 너의 안부처럼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그래,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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