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안부
당신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이 까마득하기만 했던 계절은 오고야 만다.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안부는 일종의 위안이다. 그곳은 무사한지, 그곳의 당신은 괜찮은지, 내가 너의 생사를 신경 쓰고 있다고, 그렇게 내가 널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나는 여기 살아있다고 답해주는 것.
수족관에서 사 온 돌고래 자석이 사라져 애석함과 속상함으로 감정을 이어가는 사이, 그러다 무심해져 잊어가는 사이, 또다시 돌고래를 생각하느라 애석해하다가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또 답답해하는 사이, 그렇게 누군가의 안부를 모른 체 하면서 누군가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이, 우리들의 계절은 여기까지 왔구나.
현관문이 꽝꽝 얼어붙어 내 마음도 얼어붙은 줄 알았는데 무심코 내뱉은 누군가의 안부가 이 계절도 곧 지나가겠구나 알려준다. 그래, 저렁저렁 울리는 겨울의 공기로 온 몸이 굳어가고 있지만 움츠러드는 이 추위가 영원할 리는 없지. 봄이 오면 겨울은 사라지고 없겠지. 다시 또 여름과 가을을 지나 겨울을 기다리겠지. 이 계절은 어김없이 지날 테니 그 계절들이 지나는 동안 괜찮냐고 한 번 물어봐 줄 너의 안부를 기다린다.
언젠가 너의 안부처럼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그래,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