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스포없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1학년은 나름의 농땡이와 술로 보낸 기억이 있다. 그때는 강의 한 타임 빼먹는데에도 나름 ‘으른’이라는 자의식에서 오는 신세계를 느꼈었지 (Latte is)
나름 즐거웠던 경험이지만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돌아간다면 그만큼 감흥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나와 같은 대학생활을 하지 않은 (아마도 학업에 좀 더 비중을 주었을)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모르고 넘어가기에는 대학 생활 초년생의 고삐 풀린(?) 삶 자체가 클리셰화되어 많은 매체에서 선보였으니 (직접 경험한 것보다 이 쪽이 더 염세적으로 여겨지기 쉬운 것 같기도 하고)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재미있는 영화다. 소리를 거둠으로써 더욱 소리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메커니즘이 콱 와닿았고 그것을 구현하는 환경에 대해서도 인상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다행히 관람환경도 좋아서 1시간 30분 남짓한 시간이 금방 갔다.
하지만 관객을 몰입시킬 ABC부터 신경 써야 했을 1의 템포에 비한다면 2는 인기 게임의 2회 차를 플레이하는 것 같은 감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장면만 보면 분명 쪼는 맛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고립된 환경에서 숨죽이는 데에 오는 서스펜스를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오리지널리티보다는 1편의 강화 및 변주가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긴 이게 이 작품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영화 속에서 충분히 배려했지만 그래도 1의 이야기를 알았을 사람이 더욱 즐길 수 있을 콘텐츠들이 셋업 되어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도 영화 속에서 이 가족의 이야기로 계속해서 서사를 이어 나가고픈 자세가 그렇다. 영화의 자극 그 근간이 되는 소리와의 상호작용을 표면적으로 끌고 가고는 있지만 이 가족과 그 구성원 개별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포커스를 맞추는데서부터 영화가 처음 기획단계에서 의도했을 가초적인 자극에서는 벗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긴 1을 본 관객이 기대했을 2의 모습 중에는 분명 지금과 같은 형태도 있었으리라. 그 정도가 아니라 흥행 결과로 보면 오히려 주류였다고 도 볼 수 있고. 다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 했을 속편이 첫 관람 경험이었을 관객으로서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처음으로 고안했을 제작들들의 의도를 온전히 체험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찜찜하게 여겨졌을 따름이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