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스포 있습니다
쏘우를 제대로 극장에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고문으로 범벅된 영화를 보는 것은 힘든 경험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딱히 스토리 없이 수수께끼로만 진행되는 전개를 나쁘게 생각한 적은 없다. 내가 낼 손가락을 알고 있을 컴퓨터와 가위바위보 하는 느낌은 있지만 그것도 여튼 생각하게 만드는 떡밥일 뿐더러 더 너그럽게 본다면 어떻게 속여 넘길지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니까.
리부트라던가… 외전이라던가… 어렴풋이 들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모처럼 시리즈를 일신한다는 기사에 이번에야말로 극장에서 새로운 쏘우를 만나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보게 되었다. 사실 초반 부분을 조금 놓쳤는데 대략 보니 영화 속에서 손꼽힐 정도로 잔혹한(?) 부분인 것 같아 안보길 잘 했나 싶기도 하고.
일단 내가 생각했던 쏘우와 비교하자면 그래도 ‘뭔가’를 더 갖춘 것 처럼 느껴졌다. 질문과 떡밥 그리고 다양한 고통을 대리 체험하게 만드는 시퀀스… 그래도 조금 더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들고 인물의 감정을 추측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심어 놓았다.
‘기억나니? 우리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참 좋았었지…’ 추억 속에 강렬한 경험으로 남았을 자극은 암시로 남기고 알음알음 떡밥만 풀어 주는 구성이 요사스런 밀당같기도 하다. 그래도 나는 나쁘지 않았다. 하긴 실제 이야기도 기억을 더듬어 본래의 진실을 찾아가는 구성이었지. 보여줄 듯 하면서도 결국은 폭주 직전에 다시 모습을 감춘 결말은 기억을 살리고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었으리라. 그 밀당의 의도야 뻔하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잡아 보련다.
<다섯 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